[주간환율전망] 지루한 1200원 박스권···"흐름 깰 모멘텀 약화"
[주간환율전망] 지루한 1200원 박스권···"흐름 깰 모멘텀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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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경제회복기금 설치 연기···주요국 경제지표 주목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20~24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경제지표에 주목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경제회복기금 설치 합의가 미뤄진 가운데 1200원선 박스권 장세는 이번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1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원 내린 달러당 1203.6원을 기록했다. 전장 대비 1.6원 내린 1203.5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약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EU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제회복기금 설치 합의가 미뤄졌지만, 변동성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EU 정상들은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열고 7500억유로(약 1033조원) 규모의 경제회복기금과 1조740억 유로(약 1479조원) 규모의 2021∼2027 EU 장기 예산안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애초 정상회의는 17∼18일 이틀간의 일정이었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날까지 하루 더 연장됐다. 경제회복기금은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높은 신용등급을 이용해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려 코로나19 피해가 큰 회원국에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재정 부양책 통과에 배팅하던 유로화 롱스탑(손절 매도)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으며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환율 하단을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요국 경제지표 발표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신규주택판매와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의 7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나온다. 경제 지표가 호조를 나타낼 경우 위험선호 심리로 이어져 원·달러 환율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190 ~ 1210원

금주 환율은 모멘텀이 약화된 글로벌 금융시장, 미중 긴장 개선세, 둔화된 국내 수출여건 등에 지지력을 유지하며 1200원 중심의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EU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불발됐으나 회복기금에 대한 여전한 기대는 유로화에 지지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특별실업수당지급이 이달 말 종료돼 25일이 마지막 지급일이 되는데 이번주 중 이의 지급 연장에 대한 양당간 합의가 이뤄질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2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과 6월 거주자 외화예금, 20일까지 수출 발표가 예정돼 있다. 2분기 GDP는 -2% 초반이 예상되고 있는데, (외환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에 여러 변수들의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장중에는 위안화 환율의 영향이 지속될 전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90 ~ 1230원

예상을 웃도는 경기회복세로 인한 정책기조 완화 경계감, 잠재된 미중 마찰 등을 고려하면 현재 7.0위안 부근에 위치한 위안·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위안화 약세)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역합의 이행 역시 여전히 더딘데, 상반기 중국의 대미(對美) 수입규모는 613억달러에 그치며 올해 연간 대미수입 목표인 2410억달러에 크게 미달했다. 1분기 기준 품목별 이행률을 보면 공산품과 농산품이 각각 53%, 56% 수준을 기록했고, 에너지의 경우 이행률이 1.5%에 그쳤다. 

원·달러 환율은 비교적 뚜렷한 달러 약세 흐름에도 미중 이슈, 대내 외국인 순매수와 연동돼 방향성을 잡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은은 금리 동결과 함께 올해 GDP 성장률이 5월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으로 언급하며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을 시사했다. 국내 수출 증가율의 낙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대내 성장 전망에 대한 경계감이 원·달러 환율의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판단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미국 내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진정되지 못하고 있지만 달러 약세 현상 지속 가능성은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이번주부터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한 추가 부양책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재정수지 적자폭 추가 확대 우려 등이 달러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분기 성장률로 확인된 중국 경기의 회복 기조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당분간 지지할 수 있다는 점도 달러화의 추가 약세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하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가 위안화는 물론 원화 가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또 통제되지 못하고 있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경제지표 개선 둔화 리스크도 달러화의 추가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1200원을 중심으로 한 좁은 박스권 흐름을 깰 모멘텀이 약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1200원 중심의 환율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주가 상승과 외국인 수급 개선 분위기는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을 점진적으로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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