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두산모트롤 매각 '딜레마'···정부·인수자·노조 '동상이몽'
[초점] 두산모트롤 매각 '딜레마'···정부·인수자·노조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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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XCMG 유력 인수자 거론···방산부문 분리 요청 가능성 제기
정치권·노조 "중국 자본 인수는 기술유출 때문···제2의 쌍용차 우려"
서울 동대문의 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
서울 동대문의 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두산그룹 자구안에 포함된 모트롤BG 매각에 난항이 예상된다. 모트롤BG는 기업가치 약 4000~5000억원으로 평가받는 주요 매물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을 지원하기 위해 사업부문과 계열사 등 매각을 통해 총 3조원 규모의 자산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두산중공업이 운영하던 클럽모우CC가 1850억원에 매각됐고, 두산솔루스, 두산건설, 두산타워 등이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매각가를 협의중이다.

사업부문으로 있는 두산모트롤BG에 대해서도 오는 20일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모트롤BG가 굴삭기에 사용되는 유압기기와 방위산업(방산) 부품을 제조·판매한다는 점이다.

방위사업법 제35조에 따르면 방산업체를 매각하기 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방산업체의 경우 방산물자 조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방위사업청과 검토 후 승인여부를 결정한다"며 "계약서나 매수자의 재무제표 등을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산업부가 요구하는 조건을 맞출 수 있다면 모트롤BG를 모두 인수할 수 있지만 해외기업의 경우 기술유출 우려 등으로 인해 요건을 더 엄격하게 적용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어려움이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금호타이어가 중국의 더블스타로 인수되는 과정에서 비(非)방산부문과 방산부문을 분리해 매각한 사례가 있다. 이번 모트롤 인수전에서도 이 같은 어려움 때문에 외국계 사모펀드(PEF) 등의 이탈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꼽히는 서공그룹(XCMG)도 중국계 기업이라 방산부문 분리 인수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XCMG는 중국 최대 건설장비 제조사이면서 글로벌 굴삭기 점유율 4위인 업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두산그룹은 방산 매각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절차가 진행되면 검토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의 승인을 받더라도 기술유출과 노동자 생존권 문제를 넘어야 한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두산모트롤지회는 중국이 핵심기술을 빼낸 뒤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6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XCMG 등 중국자본의 인수 목적은 공장의 정상적인 운영이 아니라 기술유출에 있다"고 지적했다. 앞선 사례로 쌍용사의 중국자본 인수를 들었다.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차는 쌍용차를 인수해 SUV 기반 기술을 확보한 위 한국에서 철수했다.

두산모트롤지회는 "중국자본으로의 매각은 곧 구조조정을 동반했다"며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차 역시 인수시 30만대 생산을 약속했지만 인수 후 새로 개발해서 출시한 차량이 단 한대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공장 이전으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트롤 생산 제품이 중국 내 로컬 기업에 공급되고 있는데 중국자본에서 인수한다면 공장 이전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기윤 미래통합당 의원은 "중국이 굴삭기용 유압기기 핵심부품을 한국에 의존하고 있어 부품개발을 원하고 있는 바, 해외 기업에 인수될 경우 국내의 핵심 기술이 유출되고 직원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유압기기 부품산업은 국가기간산업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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