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저신용 회사채·CP 매입 SPV 8조 대출
한은, 저신용 회사채·CP 매입 SPV 8조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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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출 1조7800억원...총 4회로 나눠 대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저신용 등급 포함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 재원 10조원 가운데 8조원을 한국은행이 대출하기로 했다. SPV는 정부 재정-중앙은행-정책금융기관이 공조해 새로운 위기대응협업 모델이다. 오는 24일부터 순차적으로 비우량 회사채·CP를 매입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17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SPV에 투입될 총 10조원의 재원가운데 8조원을 선순위 대출하기로 의결했다. 정부 출자를 토대로 한 산업은행의 SPV 출자(1조원), 산은의 후순위 대출(1조원)이 나머지를 맡기로 했다. SPV는 10조원 규모로 운용하되, 시장 여건과 SPV 운영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시 20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은은 SPV에 제공할 첫 대출금액은 1조7800억원이다. 8조원을 총 4회로 나눠서 대출하기로 했다. 대출금리는 한은 기준금리에 일정 스프레드를 가산한 수준이다. 가산될 스프레드는 대출취급일 직전 5영업일간 평균 통안증권(1년물) 금리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차이로 결정됐다. 이자는 3개월 마다 받게되며 대출기간은 1년, 중도상환도 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SPV재원은 우선 3조원 규모(출자 1조원+대출 2조원)로 조성하고, 나머니 7조원은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캐피탈콜은 자금을 일시에 납입하지 않고 약정한도 내에서 이행 요구가 있을 때 출자하는 방식이다.

SPV는 오는 24일부터 산은이 시장안정차원에서 선매입해온 비우량채를 포함해 회차채와 CP를 매입한다. 포트폴리오 비중을 우량채 30%, 비우량채 70% 수준으로 관리한다. 우량채 AA등급 30%, 비우량채 A등급 55%, BBB등급 이하 15%로 매입 비중이 정해졌다.  

비우량채 만기도래 규모, 수급보완 필요성, SPV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 및 안정적 운용 등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한은-산은 등 유관기관이 협의를 거쳐 SPV의 신용등급별 적정 매입 비중을 설정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매입증권 만기는 회사채의 경우 만기 3년 이내, CP의 경우 만기 3~6개월이다. SPV 설립일로부터 6개월인 내년 1월 13일까지 매입이 이뤄진다. SPV 동일 기업 및 기업군에 대한 매입 한도를 전체 지원액의 2% 및 3% 이내로 제한했다. 또 이자보상비율이 2년 연속 100% 이하인 기업(코로나19 사태 이전 기준)은 매입대상에서 제외했다.

한은 관계자는 "SPV가 본격적으로 지원을 개시할 경우 비우량채 발행여건이 개선되고,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축소, 추락천사(fallen angel·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기업)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해 자금시장 불안소지를 완화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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