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답정너'···유명무실한 보험사 완전판매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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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설문 정답 미리 알려
(사진=서울파이낸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설문지 정답은 모두 1번 입니다"

DB손해보험의 완전판매모니터링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가입 후 진행하는 설문조사에서 꼼수를 쓴다는 주장이 나왔다.

완전판매모니터링이란 신규 보험계약을 체결할때 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받고 주요 서류(상품약관, 청약서) 등을 전달 받았는지 확인함으로써, 보험계약 체결에 관한 고객 권리를 보호하고자 도입된 서비스를 말한다. 

최근 민식이법 시행 이후 'DB손해보험 참좋은운전자보험(TM)'에 가입한 A씨는 TM 설계사에게 설문조사를 강요받았다. TM설계사는 가입 후 설문조사를 시행하는데 정답은 1번이라며, 설문조사를 해야 계약이 승인될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하지만 계약자는 너무 빠른 설명으로 인해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문조사에 응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이는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피콜 질문을 듣기도 전에 정답을 반복·지속적으로 말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며 "보험 계약을 체결 과정 속에서 있을 순 있지만, 편법으로 하는거다. 고객이 계약에 대해 동의하에 체결하는 것이 모니터링이기 때문에 코치를 해줄 수 있지만, 절대적인 경우는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이는 최근 금융사들이 불완전판매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소비자보호 강화 제도를 마련하는 것과도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TM채널의 경우 비대면으로 계약이 이뤄지는 만큼 민원과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아 금융당국과 업계 모두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분야였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8년 보험사 TM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초래된다고 판단해, 'TM채널 판매관행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 개선안에는 TM설계사가 계약체결시 통화내용의 녹취사실 및 확인방법을 소비자가 녹취 확인방법을 숙지하도록 안내횟수를 3회 수준으로 늘리고 안내수단도 음성·문자·서면으로 다양화하도록 조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업계도 불완전판매 감축을 위해 완전판매모니터링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통화내용이나 완전판매에 대한 모니터링 비중이 점차 확대됐으며, '해피콜' 제도를 도입해 일부 상품에서는 보험 청약단계 이후 불완전판매 여부를 자체 확인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당국과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DB손해보험 사례와 같이 여전히 TM영업 현장에서는 불완전판매가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설문조사시에 좋은 방향으로 부탁드리는 것이다"며 "강요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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