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둘둘치킨'으로 본 부동산 추가대책
[김무종의 세상보기] '둘둘치킨'으로 본 부동산 추가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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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22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역대급 횟수의 추가대책인 만큼 실패한 정책을 반증한다는 지적도 나고 있으나, 이번에는 제대로 집값을 잡는 정책이 나오겠지 하는 희망 섞인 기대감도 있다.

22번째(둘둘) 발표된 부동산 대책을 ‘치킨’(CHICKEN)으로 살펴보자.

우선 Change(이익환원).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해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 목적이 틀린 방향은 아니지만 실제론 못잡고 계속 투기세력에 차익만 챙겨주는 정책이 됐다면 이들 차익을 환수해 서민과 실거주자에게 돌려주는 정책은 제대로 되고 있는가? 고 박원순 시장이 주장했듯이 강남 특정 지역의 수조원대 개발이익을 다시 강남에 쏟아 붙는다면 합리적일까? 차라리 낙후된 지역에 쓸 수 있도록 이 이슈에 대해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국토부 등이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Home(투기 아닌 거주)이다. 집은 거주 목적이 우선이 돼야지 투기는 근절되고 투자는 차선책이 돼야 한다. 하지만 집값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감당할 수 없는 소득으로 무주택 등 서민층은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에선 무리해서라도 지금 당장 사야겠다는 심리가 작용하다. 아파트 외 집에 대한 다양성을 확대하고 주거문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노력도 해야 한다. 효율성 중심의 공급 때문에 아파트만 확대할 것이지 따져볼 일이다.

셋째 Income(세금문제)이다. 부동산으로 번 불로소득에 대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보유세보다는 양도세를 강화하는 것이 낫다는 게 필자 소견이다. 투기 목적은 일차적으로 거래에 따른 차익이다. 따라서 보유세보다는 거래세인 양도세를 중과하는 게 낫다. 장기 보유와 실거주자에겐 당근을 주고 단기 투기성에는 채찍을 가해야 한다. 이번 7.10 대책엔 양도세가 강화됐다.

양도세를 높이면 다주택자들을 1주택으로 전환 유도하려는 정책 목적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이러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강구하면 된다. 이 때문에 내년 5월까지 유예 기간을 둔 것으로 안다. 기준을 세워 보유세도 높여야 부동산 정책이 실효를 거두겠지만 직장 은퇴로 인해 소득이 없고 일정 금액 이하의 아파트 보유자에게는 규제완화도 필요해 보인다. 부동산 중심으로 그간 자산운용을 해온 게 현실로, 이들 은퇴 이후 고령층에 대한 각별한 주의도 필요하다.

넷째 Choice(선택과 맞춤형). 공급 측면에서 원하는 집을 공급해 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4인 가족 수요가 많은 지역에 1인 가구 단지를 조성한다거나 하는 것은, 그것도 세금과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낭비일 수도 있다. 지역 수요에 맞는 공급 정책이 나와야 한다.

다섯째 Korea(국민)와 Everywhere(전국). 특정 계층을 잡으려고 전 국민의 편익까지 떨어트리고 지방을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특정 지역만 잡겠다 한 발상에서 실제는 서울 외 수도권까지 투기 손길이 확산된 점은 반면교사할 점이다. 수도권으로 조정지역, 투기지역 등을 확대했지만 집값이 잡히지 않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점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집값이 오르는 것은 서울, 수도권이 지방보다 선호도가 높은 이유가 있어서다. 단적으로 인재와 돈이 몰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지방대학 등을 육성하고 필요하면 서울 소재 국립대학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 또한 지방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는 부동산 정책만으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단순히 금융사 이전만 한다고 지방에 인재와 돈이 몰리는 것은 아니듯 지방균형발전의 본질을 꿰뚫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New(건강한 미래)다. 청년과 생애최초 등 무주택과 서민층을 위한 배려다. 기존 추가 대책으로 이들의 집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7.10 대책에도 LTV를 상향해 줬다. 부족한 점도 있지만 잘한 것은 잘한 일이다.

22번째 발표한 7.10 대책을 ‘치킨’(CHICKEN, Change/Home/Income/Choice/Korea/Everywhere/New)으로 되새겨보자는 의도이지만 실제 부동산 정책은 효과성 측면에서 어렵다는 점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래도 이렇게 천정부지로 집값이 소득 대비 오르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둡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저금리 시대에 양극화의 주범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부국장 겸 금융·건설부동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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