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옵티머스 투자자에 원금 일부 선지급 '가닥'···배임은 '변수'
NH證, 옵티머스 투자자에 원금 일부 선지급 '가닥'···배임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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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 비율 등 이번주 윤곽···"최다 판매사로서 도의적 책임"
법적 책임 소재 불분명한 상황이라 배임 문제 불거질 수도
옵티머스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옵티머스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금 일부 선지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펀드 최다 판매사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조치인데, 지급 비율 등 세부적 방안을 조만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NH투자증권의 책임 소재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선지급에 나섰다가 향후 배임 문제에 얽힐 우려가 있기에, 이 같은 방안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정영채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 회의를 열고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를 본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의에서 투자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미리 지급하는 안이 다뤄졌다"며 "구체적 지급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번주 중으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열고 옵티머스 펀드 투자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원금의 70%를 이달 14일 일괄 선(先)보상키로 했다. 판매한 펀드 중 환매가 중단됐거나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금액 287억원 가운데 201억원 규모다. 나머지 30%는 펀드 자산 실사 결과 등을 고려한 뒤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자발적 보상에 나서면서 옵티머스 펀드 최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의 움직임에 관심이 몰린다. 5월 말 기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설정 잔액은 5172억원이다. 이중 NH투자증권은 4528억원으로, 전체의 87.55%를 점한다. 현재 남은 잔액 4300억원가량 모두 환매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진 이후 으레 판매사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피력해 왔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투자자들의 피해 보상과 관련해 법무팀 등과 함께 내부적으로 최선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의 피해자 대응책은 한국투자증권과 차이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70% 선보상을 수용한 투자자들은 추후 소송이나 금감원 민원을 제기할 수 없다. 투자자 피해를 우려해 조건 없이 투자금 일부를 돌려주는 판매사와의 '사적 화해'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유동성 공급을 염두에 두고 있다. 투자자 돈이 장기간 묶일 것을 감안, 원금 일부를 임시로 지급하는 것으로, 보상이나 배상과는 다른 성격을 갖는다. 추후 금감원 분쟁조정이나 소송에 따라 최종 회수액이 결정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판매사로서 책임을 감당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NH투자증권의 이번 피해자 대응 방안이 현실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법적 책임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우선 지급에 나서면 상장사로서 배임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한국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갖고 있지만, NH투자증권의 경우, 농협금융지주가 49.11%의 지분을 보유 중으로 주주 구성에서 차이가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보상에 나서면 회사와 주주들에 손실이 발생해 배임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면서 "이사회에서도 승인이 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회사의 자문을 거치거나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는 등의 절차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NH투자증권 측이 '우리도 피해자'라며 법적 책임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사모펀드 판매사가 '사적 화해' 조건 없이 선지급에 나서는 사례가 전무한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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