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젠투펀드 환매 연기에 기업들 자금 묶였다
[단독] 젠투펀드 환매 연기에 기업들 자금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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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금융사 "투자자 대부분 법인···개인은 없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최근 1조3000억원 규모의 젠투펀드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펀드 가입자 중 상당수가 법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손실을 반영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업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다만 젠투펀드를 만든 운용사 젠투파트너스 측이 펀드 순자산가치(NAV)를 파악중인 만큼, 손실 발생 여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젠투펀드는 앞서 환매연기가 발생한 라임·옵티머스 펀드 등과 달리 법인들에게 주로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펀드를 1000억원대 이상 판매한 금융사 관계자는 "일반 회사들도 자금운용을 하는데, 이러한 일반 회사들을 '법인'이라고 표현한다"며 "저희의 경우 판매된 대상 중에 개인투자자는 없고, 법인들만을 대상으로 판매했다"고 밝혔다. 젠투펀드의 또 다른 국내 판매사 역시 투자자 가운데 법인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젠투펀드 및 이를 기초로 만든 DLS 등 투자 상품의 국내 판매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다가 주된 피해자가 기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환매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기업들의 자금줄이 묶이거나, 최악의 경우 손실 처리를 해야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인이 여유 자금을 투자해 손실을 보게 될 경우 손익계산서상 손상차손으로 반영해야 하고 이 경우 실적이 크게 악화된다. 

한 회계사는 "기업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나 예적금을 통해 주식,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하는 데, 이 경우 재무제표 상에서는 '투자자산'으로 잡히게 된다"며 "투자자산의 경우 회수하지 못하더라도 평가손실이나 손상차손으로 잡히게 되며, 결국 순이익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옵티머스 펀드의 경우 국내 바이오기업 에이치엘비 및 계열사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400억원대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깊은 사과 표명과 함께 손실액 전액을 본인이 책임지겠다"며 "손실액에 해당되는 본인 주식을 회사에 위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또는 연기 사태가 잇따라 터지면서 중견·중소기업들로 파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홍콩계 헤지펀드 젠투파트너스(gen2partners)는 이달 3일 국내 판매사에게 사모펀드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 펀드', '코리아 크레딧 펀드'의 환매 연기를 통보했다. 젠투펀드의 국내 판매사는 신한금융투자(3990억원), 키움증권(약 2000억~3000억원), 삼성증권 (1400억원)을 비롯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으로 규모는 총 1조3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번 젠투펀드의 환매연기는 '운용자산(AUM) 트리거 조항'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젠투파트너스는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 펀드에 레버리지를 적용하기 위해 홍콩 현지 금융사에게 대출받았고, 그 과정에서 AUM트리거 조항의 영향을 받게 됐다. 해당 트리거 조항에 따르면 운용사의 보유자산이 일정 수준 이하가 될 경우 운용사에 돈을 빌려준 금융사는 대출금 회수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젠투펀드와 같은 상황은 처음 경험하게 된 부분"이라며 "AUM트리거가 국내에는 없지만, 글로벌 시장에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묶여있는 현금이나 채권 등을 빨리 받을 수 있게 되는 게 중요한 만큼, 현지 쪽에 법적 조치 등 대응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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