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 삼성전자 '약세', 지수도 하락···왜?
'깜짝 실적' 삼성전자 '약세', 지수도 하락···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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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일봉 차트. (사진=키움증권 HTS)
삼성전자 일봉 차트. (사진=키움증권 HTS)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주가가 약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삼성전자는 오전 10시 22분 기준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1.45%(800원) 하락한 5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8조원대를 달성했다는 잠정실적 결과를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 역시 같은 시간 전 거래일 대비 0.29%(6.31p) 내려간 2181.62로 주저 앉았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 개장 전 2분기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달성했다는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증권가의 컨센서스 7조원대를 훨씬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징' 실적으로 평가됐다. 당초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6조원대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잠정실적일이 다가오면서 7조원대로 높였다. 실제 발표된 잠정실적은 상향한 컨센서스 보다도 1조원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이익 감소 우려도 있었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이익은 2분기 오히려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영업 이익은 5조원대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가운데 반도체 사업의 이익 비중이 통상 70% 이상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DS 부문 영업이익은 7조원을 넘어서면서 2018년 4분기(7조77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호실적에도 외국인과 기관들이 동반 매도하며 이날 주가는 약세를 보였고, 장초반 강세를 보인 코스피 지수도 2190선 아래로 주저앉은데 이어 2180선 마저도 깨고 내려갔다.

증권사 관계자는 "전날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연이틀 삼성전자에 대해 동반 매수를 했지만, 이날은 매도로 돌아섰다"며 "어닝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빠지는 것은 실적을 반영하기 부담스러운 투자심리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가 하락 반전한 데 대해서도 "IT·전자가 상승해야 그간 2000~2200선에 갇힌 박스권 지수를 깨고 올라갈 수 있는데, 실적 발표에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지수도 하락 반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3분기 이후 실적 전망은 나쁘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트래픽 수요가 늘고 이에 따른 서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버용 D램 고정가격의 상승속도가 하반기에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 등이 급증하며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2분기 서버용 D램 반도체 가격은 14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작년 4분기(106.4달러), 올 1분기(115달러)보다 높다. 기업간 거래에 쓰이는 D램 메모리 반도체 고정거래가격도 올 6월 3.31달러로, 지난 3월(2.94달러)보다 12.6% 올랐다. 이처럼 반도체 단가 상승 속도가 앞으로 빨라질 경우, 삼성전자의 이익 구조도 한층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와 함께 DS사업부문을 구성하는 디스플레이 사업도 애플에 공급되는 OLED 수요가 증가하면서 3분기 이후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 IT·모바일(IM)부문 역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확대로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1분기 6조원, 2분기 8조원대 초반, 3분기 8조원대 후반, 4분기 9조원대로 이어질 경우 전반적인 삼성전자의 기초체력이 탄탄해 질수 있다"며 "이 경우 부품 소재사 등 협력사로서는 재고를 늘릴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다"고 분석했다. 즉, 삼성전자의 이익 개선에 따라 IT 업종의 전반적인 상승세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기대감에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이유로는 현물과 선물을 이용한 '구조화 트레이딩'이 꼽힌다. '구조화 트레이딩'은 주가 변동성을 이용한 주식(현물)거래에 선물 등 파생거래를 혼합한 일종의 '헤지 트레이딩'으로, 이 경우 현물 주가가 마치 추세상승으로 보이도록 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 생긴다. 최근 외국인과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에 대해 이 기법을 사용한다. 삼성전자의 '현물 매수+선물 매수'로 주가를 올리면서 추후 선물 매도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방식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최근 몇달간 5만원대 초반에서 5만7000원의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금융투자 업계 일각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 발표일인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고점인 5만7000원선을 뚫고 올라가면 이같은 구조화 트레이딩의 영향으로부터 한단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오전 장중에는 이 가격을 돌파하지 못했다. 이에 코스피 지수 역시 약세로 반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적 개선과 함께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하반기 주가 상승은 기대할만 하다는 전망도 있다. 

중형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잘 나올 것이라고 예상이 나오면서 최근 주가가 올라왔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서프라이즈 효과는 다소 약한 모습이지만, 이번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은 완전한 서프라이즈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유동성이 밀어올린 장세에서 하반기 들어 펀더멘털 장세로 바뀌며 실적 개선주들이 주목을 받을 경우, 그간 박스권에 갇혔던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 IT 종목들의 상승을 기대해 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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