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취임 100일' 권광석 우리은행장, 위기 속 빛난 '혁신'
[CEO&뉴스] '취임 100일' 권광석 우리은행장, 위기 속 빛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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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소통 창구 '미래금융디자인부' 신설···라임펀드 원금 선보상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역량' 발휘 못한 아쉬움···임기 연장 '주목'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 3월 24일 쟁쟁한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들 사이에서 깜짝 발탁된 권광석 행장이 1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새 수장을 맞은 우리은행은 그동안 △조직 안정화·혁신 △소비자보호 강화 등에서 소정의 성과를 이뤘다. '코로나19' 위기 속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도 영업현장에서의 불필요한 관행을 덜어내는 혁신행보로 조직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DLF·코로나19' 위기 속 '구원투수' 등판=권 행장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어수선한 조직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행장직에 올랐다.

당시 우리은행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당시 우리은행장 겸직)이 DLF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의 책임을 물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는 등 CEO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기가 크게 침체되면서 전례없는 위기를 마주해야 했다.

이같은 우려를 알고 있듯 권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금 우리은행은 DLF 사태와 코로나19가 촉발한 팬데믹(대유행)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함께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철저히 제로베이스에서 점검하고 개선해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조직 혁신·소비자보호 강화=권 행장은 가장 먼저 은행장 직속의 조직 소통 창구인 '미래금융디자인부'를 신설했다. 핵심 인력 20여명이 투입된 미래금융디자인부는 공감신뢰팀과 혁신추진팀 등 2개팀으로 구성됐다. 영업점과의 실시간 소통을 통해 DLF 사태와 같은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고 혁신아이디어 발굴에 속도를 내기 위함이다.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지난달부터는 전 직원 복장자율화를 단행했다. 단순히 복장을 자유롭게 한다는 의미를 넘어 혁신·디지털화 흐름을 조직문화에도 적용하겠다는 게 권 행장의 뜻이었다.

소비자보호 역량 강화에도 집중했다. DLF·라임 사태 등으로 추락한 고객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DLF 자율배상 등을 적극 진행했고 일찍이 라임펀드 원금의 약 50%를 선보상하는 방침도 정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은행들 가운데 유일하게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배상안을 수용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DGB대구은행·씨티은행 등이 금융감독원의 키코 배상 권고를 모두 거절한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최근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의 지위를 격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5일 임원 5명의 자리를 재배치하는 이동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금융소비자보호그룹 담당자를 상무급에서 부행장급으로 변경했다는 데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반기를 앞두고 조직 활력 부흥 차원에서 주요 사업 부서간 순환인사를 실시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지위를 두 단계 격상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피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체계도 발빠르게 구축했다. 생업에 타격을 입은 고객들을 위해 저금리 소상공인 대출을 적극 취급했으며 코로나19 관련 상담을 위한 인력도 영업점에 확대·배치했다.

◇포스트 코로나 글로벌 행보는?=은행들이 국내 시장 포화에 따른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과 디지털 전략이 필수적이다.

애초 권 행장은 IB(투자은행)업무와 해외IR(기업설명회) 경험이 많아 은행의 기업투자(CIB)와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로 꼽혀왔다. 특히, 국내외 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해외IR 자체가 막히면서 글로벌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없었다는 관측이다.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던 권 행장이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기점으로 적극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권 행장은 임기가 1년으로 짧아 본격적인 글로벌화를 추진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권 행장이 조직 안정화와 혁신, 고객 신뢰도 제고 성과를 바탕으로 임기 연장에 성공한 뒤 글로벌 역량 발휘에 나설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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