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발행·운용서 9067억원 적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1분기 증권회사의 파생결합증권(ELS·DLS) 발행액과 상환액이 직전 분기 대비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영향이다.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1분기 중 증권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현황'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발행 잔액은 106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108조2000억원)와 비교해 2조200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1분기 중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은 26조3000억원, 상환액은 2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각각 37.4%(15조7000억원), 37.6%(16조6000억원) 줄었다.
종류별로 보면 주가연계증권(ELS·ELB 포함) 발행액이 21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38.8%(13조3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3월 중에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주요증시가 폭락하면서 원금비보장형 ELS를 중심으로 발행액이 크게 줄었다.
지수형 ELS 발행액은 18조3000억원으로 전체 중 87.2%를 차지했다. 종목·혼합형 ELS 비중은 전체의 12.8%(2조7000억원)의 비중을 점했다.
기초자산이 3개 이상인 ELS 발행 비중은 80.6%로 전년 동기(81.3%)보다 0.7%p 줄었다. 기초자산이 1개인 ELS는 발행 규모와 비중이 각각 5000억원, 1.6%p 늘었다.
기초자산별 발행액은 유로스톡스50(14조9000억원), S&P500(14조3000억원), 홍콩H지수(10조원), 닛케이225(6조8000억원) 순이었다.
1분기 ELS 상환액은 19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5.3%(15조8000억원)이 급감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주요증시가 동반 폭락하면서 조기상환 규모가 크게 감소한 데 기인했다.
발행 잔액은 72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2000억원(1.7%) 증가했다. DLS 발행액은 5조3000억원으로 31.2%(2조4000억원) 감소했다.
상환액은 8000억원(8.7%) 줄어든 8조4000억원, 발행 잔액은 3조4000억원(9.1%) 감소한 3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ELS 투자수익률은 연 평균 3.6%로, 전년 동기(4.7%) 대비 1.1%p 감소했다. 같은 기간 DLS 투자수익률도 연평균 2.3%로 0.7% 줄었다. 파생결합증권 발행 시 기초자산의 변동성 감소로 파생결합증권 제시수익률이 낮아진 것 영향이다.
증권회사가 ELS와 DLS 등을 발행·운용하면서 9067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전체 이익 규모(7501억원)를 초과한 수준이다.
헤지 자산 운용에서 변동성이 증가하고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증권사들이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어려움이 있어 운용 손실이 더 컸다고 금감원 측은 분석했다.
금감원은 국내 증권회사의 자체헤지 규모와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헤지자산 운용 리스크 관리에 대한 관리수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최근 글로벌 주요증시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증권사의 헤지자산 거래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문상석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코로나19 재확산과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 등에 따른 '헥시트'(홍콩+엑시트) 우려로 인한 글로벌 증시 변동성 증가로 투자자 손실 가능성이 있다"며 "특정 기초자산에 대한 쏠림현상과 순유출입규모 추이, 시장상황에 따른 낙인 규모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