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식시장서 美 국적 주주, 주식보유가치 27조원···3년간 52%↑
韓 주식시장서 美 국적 주주, 주식보유가치 27조원···3년간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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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XO연구소 조사 결과
중국 국적 주주, 보유가치는 하락
(사진=한국CXO연구소 제공)
(사진=한국CXO연구소 제공)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미국 주주들의 영향력이 커져 보유 지분 가치가 27조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국의 대형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펀드 어드바이저스'(블랙록)가 이 중 80% 이상을 차지해 영향력이 두드러진다.

29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 국적 법인·개인 주주는 45곳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국내 상장사 111곳에서 5%가 넘는 주식을 보유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미국과 중국 주주의 현황에 대해 실시됐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두 나라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고, 주식평가액은 22일 보통주 기준으로 계산했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 국적 법인·개인 주주는 45곳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국내 상장사 111곳에서 5%가 넘는 주식을 보유했다.

이달 22일 종가를 기준으로 미국 주주가 가진 주식평가액은 27조8093억으로 계산됐다. 같은 주제의 조사가 진행된 지난 2016년 3월 결과 18조1500억원에 비해 52.7% 증가한 평가액이다.

22일 기준 미국 주주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 수는 2016년 3월과 비교하면 10곳 감소했으나, 주식 가치는 당시 18조1천500억원보다 52.7%나 증가했다.

미국 주주 중 국내 주식 지분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은 블랙록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주들의 주식 지분가치 중 80% 이상을 블랙록이 차지한다. 2016년 3월 기준 국내 상장사 3곳에서 5% 이상 지분을 보유해 지분가치 1조7000억원에 그쳤던 블랙록은 4년여만에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분도 5.03%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과 우리나라 국민연금에 이은 3번째다.

블랙록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국내 상장사 11곳에서 5% 이상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지분 가치는 총 22조3천451억원에 달한다. 블랙록은 네이버(2조2천364억원), 엔씨소프트(1조1천787억원), 신한지주(8천733억원), 포스코(8천474억원), LG전자(5천564억원), KT&G(5천476억원), 에이치엘비(2천241억원), 현대해상(1천84억원) 등의 주식을 보유했다.

미국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피델리티)는 국내 상장사 34곳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오뚜기 지분을 6.82% 보유했고, 그 가치는 1천419억원 수준이다. 피델리티가 5% 이상 지분을 가진 회사 중에서는 동국제약, 광동제약, 대원제약, 환인제약, 경동제약, 쎌바이오텍 등 의약·바이오 종목이 많다.

미국과 달리 중국(홍콩 포함) 국적의 주주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는 2016년 50곳에서 올해 34곳으로 30% 넘게 감소했다. 중국이 현금을 동원해 우량기업 주식을 쇼핑하듯 사들이는 이른바 '판다쇼핑' 열기가 다소 식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적 주주가 5% 이상 주식을 보유한 상장사는 2016년 50곳에서 올해 34곳으로 줄어들었고, 주식 가치도 4조4천700억원에서 2조3천900억원으로 46.6% 감소했다.

중국 주주 중 국내 상장사 지분가치가 가장 높은 곳은 LG생활건강 지분을 6.2% 갖고 있는 티 로우프라이스 홍콩리미티드로 확인됐다. 주식가치는 22일 기준 1조2263억원이다.

미국 주주들은 대개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중국 주주들은 경영 참가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CXO연구소는 설명했다. 실제 중국 주주가 5% 이상 주식을 보유한 상장사 34곳 중 드림씨아이에스(최대주주 홍콩타이거메드) 등 14곳은 중국 주주가 최대 주주로 조사됐다.

오일선 소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중국보다 미국 주주들의 움직임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총수 일가 등의 지분율이 21%이고 외국인 주주가 절반을 넘어 3대 주주인 미국 블랙록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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