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보장·우리가 기획"···옵티머스 펀드 '불완전판매' 논란
"원금 보장·우리가 기획"···옵티머스 펀드 '불완전판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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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證 측 "실제 고객과 만나 상품을 어떻게 설명했는지가 중요"
옵터미스 펀드 투자제안서
옵티머스 펀드 투자제안서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발(發) 환매 중단 사태가 점입가경인 가운데,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불완전판매를 했을 수 있다는 논란을 일으킬만한 정황이 나왔다.

NH투자증권 직원은 문제의 사모펀드 가입을 권하면서 '원금 보장형'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펀드는 공공기관으로부터 수주한 기업의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기에, 직원의 설명은 사실상 불완전판매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8일 서울파이낸스가 입수한 음성 녹취록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대전 지점의 한 PB(프라이빗뱅커) A씨는 지난해 11월25일, 고객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23호' 펀드 가입을 권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정기예금은 금리가 낮으니까 1년 이내 짧은 만기 상품을 권한다"는 A씨의 제안에 B씨는 "투자를 잘(잘하지) 못해서, 위험한 것을 별로 안 좋아해서 원금 보장형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A씨는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나오는 사모펀드가 있다"며 "9개월짜리로 수익률 2.9%"라고 소개했다. B씨가 '원금 보장' 여부를 묻자 A씨는 "그렇죠, 네네네"라며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것에 대해 건설사에서 갖고 있는 확정 매출채권을 (사모펀드로) 싸서 드리는 것인데 예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품은) 선착순으로 모집해 한 달에 두 번씩 계속 나가면서 금방 마감되곤 했는데, 현재는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며 예약 여부를 물었다.

A씨는 이와 함께 "해당 상품을 NH에서 기획한 것이냐"는 B씨의 물음에 "저희가 한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A씨의 설명을 들은 B씨는 이틀 뒤 지점을 방문해 해당 펀드를 1억원 규모로 가입했다. A씨가 가입한 펀드는 오는 8월 만기인데, 앞서 환매 중단 펀드와 비슷한 구조로 설계돼 피해가 우려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설정 잔액은 올 5월 말 기준, 5171억9400만원이다. 이중 NH투자증권 판매잔액은 4528억원으로 전체의 87.55%를 점한다. 앞서 환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진 2000억원 규모까지 포함하면 NH투자증권에서만 6000억원 이상 판매됐다. 

상품의 불완전판매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NH투자증권 측은 해당 PB가 설명 과정에서 미흡한 표현을 사용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판매 과정에서 나타난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조사해 나갈 뜻을 밝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부 영업직원이 '원금보장'과 같은 부정확한 표현을 사용했을 소지가 있어 자체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며 "특히 유선을 통한 권유 시점과 달리 고객의 실제 방문 가입 시 제대로 된 설명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음성에서 언급된 '상품 기획'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운용사에서 제안한 상품으로, 당사가 기획했다는 부분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해당 직원에 확인한 결과, 당시 당사가 상품을 많이 팔다보니 고객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정확하게 전달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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