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公 정규직 전환 논란···공공기관 '勞·勞 갈등' 확전되나
인천공항公 정규직 전환 논란···공공기관 '勞·勞 갈등' 확전되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등권 침해 헌법소원 등 총력···타 공공기관 진통 예상
'勞·勞 갈등' 노동자 고질적인 고용 불안만 심화 될 것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항의하는 공항직원들.(사진=연합뉴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항의하는 공항직원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반칙이고 특혜다" vs "인간다운 삶의 최소한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자 비난 여론이 폭발했고 공사 소속 정규직과 전환 대상자인 비정규직 사이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이에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노동자 내전'으로까지 치닫는 분위기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에 속도를 낼수록 공공기관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노(勞)·노(勞)' 갈등만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올해까지 853개 공공기관 비정규직 20만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런 '노·노' 갈등은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를 천명하면서부터 시작했다. 애초 문 정부의 핵심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대해선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임금격차 등 차별' 해소에는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했었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상과 인원, 그리고 절차 등에서 정규직들은 '무임승차'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비정규직들은 일반직(정규직)과 같은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노·노' 갈등이 심화했다.

'노·노' 갈등의 불씨를 댕긴 것은 지난 2018년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 정책을 발표한 지난 2017년 이후 서울교통공사 내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정규직 직원들이 시청 앞에서 모여 '합리적 차이 없는 정규직 전환에 반대' 시위를 벌이면 다음 날 비정규직 직원들이 '하위직급 신설, 승진 보류 통한 차별적 정규직 전환 반대'를 외치며 맞불을 놨었다.

서울시는 그러나 '무기 계약직 정규직 전환' 원칙만 내세우며 구체적인 방안이나 전환 내용은 노사에 떠넘기고 무기 계약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신입 직원들은 까다로운 채용 절차를 모두 거쳐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반면 무기 계약직인 면접 등 간소한 절차를 거쳐 채용됐는데도 같은 정규직이 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규직은 "이렇게 쉽게 들어오는 길이 있었으면 대학은 왜 가고 뭐 하러 공부를 했나. 이건 반칙이고 특혜"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기존 정규직 노력에 대한 배신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결국 서울교통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문제는 헌법재판소로 넘어갔고 재판부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 정규직이 평등권을 침해받았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재는 지난 2018년 4월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해 현재 심리 중에 있다.

인천공항공사 노조도 보안검색요원 직고용 중단을 촉구하면서 공익감사와 국민 평등권 침해하는 정규직 전환에 대해 헌법소원 제기 등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준비중이거나 진행 중인 공공기관에서도 '노·노' 갈등으로 인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비정규직 직접 고용을 추진한 다른 기관 역시 '노·노'간 갈등은 다르지 않다. 서울대학교 산하 분당대학병원은 지난해 자회사를 설립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을 밝히자, 비정규직 노조는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 병원 로비를 점거하고 파업을 벌였다. 병원 측은 직접 고용을 결정했고 이번에는 정규직들이 '형평에 어긋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병원 측은 2017년 7월 이전 입사자는 정규직을 전환하되 이후 입사자는 공채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했으나 최근 공채에 탈락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병원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노조가 비정규직 직접고용 찬반 설문조사를 벌여 직접고용 반대가 전체 75%를 넘어 콜센터 직원의 직접고용 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정규직 직원에 반대로 비정규직직원의 정규직 전환이 무산된 최초 사례다.

일각에선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노노 갈등으로 치닫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정규직 비정규직이 사회적으로 계급화해 결론적으로 노동자의 고질적인 고용불안만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편 최근 3년간 360여개 공공기관에서 9만1000여명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전체 공공기관에 소속된 비정규직 인원의 약 21%가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정규직 전환 인원이 가장 많은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공사로 8237명에 달했다. 이어 한국도로공사(6959명), 한국철도공사(6163명), 인천국제공항공사(4810명), 한국공항공사(4161명), 한국토지주택공사(2952명), 강원랜드(2458명), 한국수력원자력(2312명), 중소기업은행(2145명), 한국마사회(1937명) 등순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