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NH투자證, 옵티머스펀드 '최다판매사' 된 배경은?
[초점] NH투자證, 옵티머스펀드 '최다판매사' 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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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설정액의 85% '1년새 급증'···고객 수요 증가에 따른 것
불완전판매 여부도 논란···"저위험군 상품이라 성립 어려워"
옵티머스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옵티머스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규모가 일주일 새 1000억원까지 불어나면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주요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투자자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문제의 펀드 대부분을 판매한 배경에 투자자들과 금융투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설정 잔액은 올 4월 말 기준, 5565억원이다. 지난 2018년 6월 15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여기에는 전체 판매액의 85%(4778억원)의 비중을 점한 NH투자증권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두 번째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577억원)을 8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옵티머스운용 설정액이 전무했지만, 6월부터 집중적으로 팔기 시작해 현재의 비중에 이르렀다. 같은 시기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2300억원대에서 급격히 감소하더니 19억원대로 줄었다.

옵티머스운용 펀드에 돈을 넣은 개인 투자자는 최소 800여명, 투자 자금은 21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6개 펀드 906억원의 환매가 중단된 상황이다. 하지만 만기가 남은 나머지 펀드도 사실상 환매가 중단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옵티머스 펀드 판매분이 NH투자증권에 대거 쏠린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야기한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펀드를 대규모로 팔아준 바 있다. 개인 투자자 대상 판매 규모가 가장 큰 우리은행의 비중은 25.5%(지난해 말) 수준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판매사가 85% 비중으로 독점하다시피한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며 "더구나 초유의 금융사고로 남을 라임사태가 발발하던 시기에 NH투자증권이 문제의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 점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라임사태 등 사모펀드와 관련한 각가지 악재가 되레 옵티머스 펀드의 인기 요인"이었다"며 "당시 일련의 사태로 대안이 될 만한 상품을 찾는 고객들의 수요가 많았는데,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연 3%대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는 옵티머스 펀드가 이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옵티머스 펀드 판매를 검토했다가 의지를 거둬들인 곳도 더러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의 경우,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워낙 알려지지 않은 운용사인데다, 펀드 자체 큰 매력이 있지 않다고 여겨 판매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 투자자는 "옵티머스운용으로부터 판매 의뢰를 받은 일부 증권사들은 운용사의 과거 비리 이력과 미검증된 이력 때문에 거절한 것으로 안다"면서 "특정 판매사가 독점에 가까운 판매 비중을 점유하는 것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매사와 운용사 간 커넥션이 있어야만 가능하지 않겠냐"고 했다. 

불완전판매 논란도 부각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나라가 부도나지 않는 한 손실은 나지 않는다'고 소개해 판매했다"며 "안정성을 확신하고 투자를 권유했는데, 결과적으로 환매 중단 사태가 일어났으니 불완전판매 등 판매사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측은 "일각에서 돌고 있는 프라이빗뱅커(PB)의 말은 와전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고객 보호에 크게 보수적인 회사에서 저위험이라 해도 고액 상품을 그렇게 판매할 리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차치하더라도 저위험상품군에 속하면 불완전판매 성립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도 "지난해 라임이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경우 초고위험 상품을 저위험 상품으로 소개해 판매하면서 불완전판매로 인정받았다"면서 "반면 이번 옵티머스의 경우는 저위험 상품이라는 점에서 (불완전판매)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옵티머스운용발(發)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으면서 금융당국은 국내 사모펀드에 대한 전수조사 계획을 밝혔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다음주쯤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대한 계획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수조사를 마친 뒤 추가로 발견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대책 보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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