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넘어도 순식간에 마감"···오피스텔도 청약 '광풍'
"10억 넘어도 순식간에 마감"···오피스텔도 청약 '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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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분양가에도 경쟁률 높아···"실거주 아닌 투자 신중해야"
서울의 한 신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의 한 신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아파트의 청약 문턱이 높아지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인기 지역 오피스텔의 경우 10억원을 호가하는 상품이 순식간에 마감되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올 정도다.

23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5일 청약접수를 받은 영등포구 '힐스테이트 여의도 파인루체'는 210실 모집에 3890명이 몰려 18.52대 1로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99.14대 1에 달한다. 4군(28OH, 27OI, 25OJ타입), 거주자우선 접수에 694명이 신청한 결과다.

지난달 27일 실시된 대전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오피스텔의 1순위 청약에는 486실 모집에 6874명의 신청자가 나오며 평균 14.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213대 1로 B블록 84㎡OF 기타모집에서 나왔다.

두 단지의 공통점은 분양가가 비싸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힐스테이트 여의도 파인루체' 1군(전용 62~77㎡)의 분양가는 8억4264만~12억3013만원. 고층의 경우 1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만만치 않은 분양가에도 거주자 우선공급에 412명, 기타 공급에 313명이 각각 신청했다.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의 경우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15억2780만원에 달한다. 전용 71~84㎡ 위주인 B블록은 대부분 10억~11억원으로 책정됐지만, 총 315가구 모집에 3254명이 청약을 망설이지 않았다. 중복 청약 등으로 당첨 자격이 취소돼 나온 미계약분 243가구도 하루 만에 완판됐다. 

이처럼 아파트와 맞먹는 분양가에도 주거용 오피스텔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청약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청약 자격 제한이 없어 신혼부부나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의 진입이 가능하다.

게다가 청약 당첨 후에도 주택 보유 수에 포함되지 않아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비규제지역에서는 당첨 후 바로 전매를 할 수 있다.

아파트에 비해 자금마련이 수월하다는 점도 이점이다. 아파트는 분양가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 집단대출이 안 되지만 오피스텔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출 보증 없이 건설사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담보대출은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조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이들이 오피스텔을 수익형 부동산이 아닌 규제가 덜한 주거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수요가 많은 지역은 수억원의 웃돈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이라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입지와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데다 수년간 누적된 공급물량 탓에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019년 4분기 대비 0.11% 하락했다. 지난 4월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1억7842만6000원으로 전월 대비 6만7000원 떨어졌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올해 전국적으로 7만7000여 실의 오피스텔이 준공될 예정"이라며 "지난해 미분양으로 남은 오피스텔까지 감안하면 향후 전망이 우호적이지 않다. 신규 공급물량의 조절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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