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대형마트 '풀고 졸라매고 팔고'···활로 찾기 '안간힘'
벼랑 끝 대형마트 '풀고 졸라매고 팔고'···활로 찾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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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에 쇼핑지원금 주고 부동산 팔고 임원 급여 반납
롯데마트에서 홍보도우미들이 할인판매 대상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에서 홍보도우미들이 살맛나는 행사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대형마트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장기적 경기 침체와 전자상거래의 급격한 성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대형마트들은 대규모 할인행사와 쇼핑지원금 앞세워 손님을 끌어들면서, 부동산 매각과 임원 급여 반납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18일 롯데마트는 이번 주말(20~21일) '살맛나는 이틀' 행사를 열어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등을 최대 50% 싸게 판다고 밝혔다. 지난 6~7일 '통큰절' 이후 2주 만에 다시 대규모 할인행사를 준비한 것이다.  

행사 기간 롯데마트는 한우·전복·랍스터 등을 최대 50% 깎아주며 각종 신선·가공 식품도 1+1(원 플러스 원)으로 내놓는다. 21일 하루 동안에는 1등급 한우 등심(100g인·1인당 1㎏ 한정)을 절반 가격(5500원)에 판다.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오는 24일까지 불고기, 삼겹살 등 축산물과 제철 과일 등을 약 30~40% 깎아준다. 또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와 함께 19일부터 이워드(eward) 4차 행사를 열어 LG 인기가전 4종 구매시 다음달 카드 결제대금에서 할부금을 자동 차감해주는 행사도 마련했다.  

홈플러스 역시 18일부터 24일까지 빨간색깔 여름 과일을 싸게 판다. 또한 같은 기간 열리는 중소기업 상생 기획전에선 △패션·잡화 상품군 25개 중소기업 상품 2270종 △비식품 76개 중소기업 상품 1110종 △가공식품 50개 중소기업 157종 등 총 3500여 종 상품을 최대 50%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대규모 쇼핑지원금도 풀었다. 이마트는 21일까지 행사기간 10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에게 5000원, 20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에게는 1만원의 상품권을 나눠준다. 이마트가 전국 모든 점포에서 최대 1만원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마트 역시 이날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3만원 이상 구입한 엘포인트 회원과 행사카드(롯데·KB·국민·삼성) 결제한 소비자에게 각 최대 4만7000원 상당 주차별 쿠폰 2종을 준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각각 30억원, 10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준비했다.  

대형마트들은 현재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각종 유통규제에 이어 코로나19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며 벼랑 끝에 내몰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지난해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9% 줄어든 7조300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39% 감소한 1602억원이었다. 특히 운용리스 비용이 영업외비용(이자비용)으로 적용된 새로운 회계기준이 아닌 예전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영업이익이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회계연도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가장 큰 손실을 냈다.  

홈플러스의 경우 회계연도 기준에 따라 코로나19 타격을 크게 받았던 지난 2월 매출까지 포함되면서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이마트, 롯데마트의 지난해 실적도 좋지 않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기준 영업이익이 1507억원으로 전년 대비 67.4% 줄었고, 롯데쇼핑 역시 지난해 마트 부문에서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21대 국회가 새로 개원을 하자마자 대형 유통업을 규제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3건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됐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발의한 개정안은 지역 중소기업과 상생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장섭·어기구 의원의 개정안에는 모두 올해 효력이 만료되는 전통시장 1㎞ 내 대형마트·기업형슈퍼 출점 제한 존속 기한을 오는 2025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담았다. 

대형마트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마트는 만물잡화점인 삐에로쑈핑 사업을 접었다. 삐에로쑈핑뿐만 아니라 헬스&뷰티 전문점 부츠도 수익성이 좋지 않은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16개 점포 문을 닫을 계획이고, 홈플러스도 알짜배기로 꼽히는 안산·둔산·대구점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17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본사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6월부터 3개월간 부문장 이상 급여 20% 반납을 결정했다. 롯데에선 신동빈 회장이 3개월간 급여의 절반을 반납했고, 롯데지주·쇼핑 임원들도 급여의 20%를 내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전반이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으며 피해가 컸다"며 "임금 반납은 더욱 피해가 큰 중소기업 등과 고통을 나누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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