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핵심 수익원 IB 존재감 '뚝'···브로커리지로 먹고 산다
증권사 핵심 수익원 IB 존재감 '뚝'···브로커리지로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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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수수료 수익 비중, 수탁 46.4%·IB 30.4% '14%差'
당분간 코로나發 IB 위축·브로커리지 의존도 지속될 듯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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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최근까지 증권업계 주요 수익원 자리를 공고히 했던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 비중이 현저히 낮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았던 까닭이다. 대신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여타 부문의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가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2조97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16.6%(4229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IB부문의 수수료는 9041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던 전 분기 대비 10.9%(1107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수료에서 차지하는 IB수수료의 비중은 30.4%가 됐다. 전 분기보다 9.4%p 급감한 것이다. 지난 2018년 3분기(28.6%) 이후 6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8년 1분기 21.9%에 불과했던 IB 수수료 비중은 이후 꾸준히 확대되더니 지난해 4분기 39.8%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36%를 유지했다.

최근 IB부문은 비중이 날로 커지면서 증권업계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올 초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영업환경 위축으로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해외 대체투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IB 부문에서 저마다 저조한 실적을 받아들었다.

지난해까지 IB와 대등한 수준이던 수탁수수료는 올 1분기 1조37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8565억원) 대비 61.1% 급증한 규모다. 이로써 전체 수수료 대비 수탁수수료 비중은 46.4%로 전 분기보다 12.8%p 늘었다. 2018년 1분기 55.0%를 점유하던 수탁수수료 비중은 거래대금 급감과 IB의 추격으로 점차 줄더니 지난해 30%대까지 뒷걸음했다. 하지만 다시 40%대 중반에 안착하며 IB와 간극을 벌렸다.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을 보면 IB부문과 브로커리지 부문 간의 존재감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올 1분기 IB부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401억원이다. 전 분기(755억원) 대비 46.5% 쪼그라들었다.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4.4%에서 37.4%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수탁수수료 수익은 70% 급증한 1432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4분기 수탁수수료 비중이 20.5%에 그쳐, 트레이딩(33.4%)과 IB 수수료(22.7%)에 뒤졌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40.7%로 올라서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NH투자증권도 1분기 수탁수수료 수익이 1032억원으로, 전 분기(612억원)보다 61.8% 개선됐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실적 개선을 견인했던 트레이딩 부문(1696억원)이 올 1분기 362억원 손실로 돌아서자, 대규모 감익을 맞았다. 하지만 브로커리지 호조로 이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다.

삼성증권은 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4분기 814억원에서 올 1분기 1323억원으로 62.9%(509억원) 뛰었다. 지난해 비중이 부쩍 늘었던 IB는 546억원에서 366억원으로 33% 줄었고, 자기매매는 아예 적자(-17억원)를 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지난해 4분기 286조원에서 올 1분기 491조원으로, 65.9%(195조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거래대금도 300조원에서 425조원으로 41.7%(125조원)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신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과거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급감은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를 불러왔지만, 이번에는 주가 반등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거 진입했다. 이에 올 1분기 증권업계 '실적 버팀목'은 IB에서 브로커리지로 다시 변모한 양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라는 돌발 악재가 여전한 탓에 그간 증권사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했던 IB부문의 비중 축소 양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다만 증시에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신규 투자자들에 힘입어 브로커리지 호조가 여타 부문의 부진을 상쇄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헌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향후에도 코로나19의 영향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국내외 주식시장 등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수익과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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