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반등에도 우울한 정유업계···정제마진 13주째 '마이너스'
유가 반등에도 우울한 정유업계···정제마진 13주째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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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유행·실질적 수요 회복이 변수
2분기는 적자폭 감소···하반기 반등 예상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 연장으로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유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1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30~40달러로 회복했지만 유가와 연동된 정제마진은 아직까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석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정제마진은 2월과 3월 둘째 주 기준 각각 4달러, 3.7달러를 기록하면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달 간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낙관은 이르다는 시각도 당시 제기된 바 있다. 

정제마진은 3월 둘째 주를 마지막으로 셋째 주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석 달째 역마진을 기록하고 있다. 5월 첫째 주 배럴당 –3.3달러까지 떨어진 후 이달 들어 첫째 주와 둘째 주 각각 –1.6달러, -0.4달러로 나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국내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통상 배럴당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재고 관련 손실과 수요 부진으로 인한 정제마진 약세로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1분기 4조원대의 대규모 적자를 낸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손실 규모가 1조7752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GS칼텍스 1조318억원 △에쓰오일 1조73억원 △현대오일뱅크 563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유와 경유, 선박유 등 정유 부문에서 운송용 제품의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컸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제마진도 상승하지만 역마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우려와 맞물려 현재까지 유의미한 수요 회복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SK증권은 "미국 산유량은 1300만b/d를 기록한 이후 코로나 영향으로 4월부터 급락해 현재 1110만b/d까지 줄어들었지만 산유량 하락에도 원유 재고는 계속 사상 최고치 수준"이라며 "수요는 여전히 회복회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유가의 추세적 상승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수요 회복 혹은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중요하다"며 "OPEC+의 공급량 조절 등 공급 요인은 유가 하방 지지 역할에 불과하며 최근 유가 회복 기조는 기대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실질적인 수요 회복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2차 유행 우려는 예상하지 못했던 수요 감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 감소 규모를 하루평균 810만배럴로 제시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인 860만 배럴 감소에서 소폭 상향된 수준이다. IEA는 4월 기준 중국의 원유 수요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거의 회복했고, 5월에는 인도의 원유 수요도 늘어나는 중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정유업종은 경기 반등에 근거한 V형 회복이 예상된다"며 "유가 상승, 운송용 제품 수요의 점진적인 증가, 원유판매가격(OSP) 디스카운트 효과와 함께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저유황유 도입 비용이 완화된 점이 정제마진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점진적인 개선을 앞두고 2분기에는 적자폭 감소가 예상된다.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최근 3개월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4976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35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7조28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4% 감소할 전망이다.

에쓰오일도 482억원의 영업손실이 전망됐지만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은 3조3507억원으로 46.5% 하락 할 것으로 추정된다. 

KTB투자증권은 "하반기에는 석유 수요 회복에 따른 정제마진 반등이 예상된다"며 "낮아진 OSP 효과에 따른 실질 마진 개선세, 유가 회복에 따른 재고 관련 손익 회복 등으로 이익 호조세 전환 뚜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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