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호가 치솟는 '목동'···"추가대책 변수"
[현장클릭] 호가 치솟는 '목동'···"추가대책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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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이슈 영향 3억원 급등
"국지적인 상승에 그칠 공산 커"
이르면 17일 발표 추가대책 주목
16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6단지 전경. (사진=이진희 기자)
16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6단지 전경.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안전진단 통과 후 매물이 쏙 들어갔어요.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집주인들이 일제히 물건을 거둬들여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양천구 목동 W공인중개업소 관계자)

16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대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목동신시가지아파트가 연이어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인근 아파트의 매수 문의가 급증했다는 전언이다. 그는 "시세를 묻는 전화가 대다수지만, 호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모르겠다"며 "집도 안 본 채 계약금부터 입금하겠다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목동 지역은 재건축 호재로 떠들썩하다. 원래도 학군과 더불어 재건축 기대감이 있었지만, 정비사업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 이슈가 더해지면서 분위기가 한층 더 고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목동신시가지6단지의 안전진단 통과 소식은 기대감을 부추기는 데 한몫했다. 지난해 12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6단지는 지난 12일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에서 D등급(54.58점)을 받아 재건축 추진이 최종 결정됐다. 목동신시가지 내 14개 단지 중 안전진단을 통과한 것은 6단지가 처음이다.

6단지에 이어 11단지도 1차 안전진단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11단지는 공공기관의 2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13단지와 14단지, 1단지, 7단지 등도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재건축 기대감은 단지 곳곳에 걸려있는 플래카드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둘러본 목동6단지 내엔 '목동6단지 안전진단 최종 통과'를 자축하는 글귀가, 바로 옆에 자리한 목동5단지엔 '정밀안전진단 1차 통과' 문구가 적힌 현수막으로 가득했다.

목동6단지 내 걸려있는 플래카드. (사진=이진희 기자)
목동6단지 내 걸려있는 플래카드. 안전진단 통과를 축하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안전진단 통과 이후 일대 단지의 매도 호가는 일제히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10억3000만원에 거래된 6단지 전용면적 47㎡의 호가는 현재 13억원까지 올랐다. 대형평수인 전용 142㎡의 호가는 2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3억원에 거래됐으나, 반년 만에 2억원이 훌쩍 뛰었다.

최근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목동5단지 전용 65㎡의 호가의 경우 15억원에 형성돼 있다. 지난달 14억3500만원에 실계약 체결된 점을 감안하면 호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에 일각에선 목동 일대의 분위기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서울 집값 과열에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2% 오른 가운데, 양천구(0.02%)가 두 달 만에 상승 전환하며 집값 오름세에 힘을 보탰다.

다만 이같은 상승세가 국지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라고 평가되는 강남권에 비해 영향력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국지적인 집값 상승세도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이르면 오는 17일 발표될 부동산 추가 대책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대책엔 규제지역 확대와 세제, 대출 규제 등이 담길 예정인데, 업계에서는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서울 주요 재건축 지역 위주로 집값이 상승하자 2018년 2.20대책을 통해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한 바 있다. 이번 대책에도 안전진단 강화 방안이 담긴다면 재건축이 확정된 목동6단지와 준공시기·노후도가 비슷한 단지이더라도 재건축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목동도 재건축 시장을 이끄는 주요 지역 중 한 곳이지만, 서울 집값에 영향을 미치려면 강남권에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며 "이전에 떨어졌던 거래금액이 회복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이번 이슈는 국지적인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양천구 목동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추가대책에 안전진단 강화 방안이 담길 수 있다는 기사를 봤지만, 중개업자들은 '설마'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질까봐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 상승을 주제로 보도되는 기사를 꺼려했다. 만약에 정말 규제가 가해진다면 아직 안전진단을 신청하지 않은 단지 호가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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