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공포 엄습한 韓 금융시장···주식↓·환율↑
'코로나 재확산' 공포 엄습한 韓 금융시장···주식↓·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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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76%·코스닥 7.09% '뚝' ···석달來 최대
원·달러 환율은 12.2원↑···7일 만에 1210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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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공포가 국내 금융시장에 드리웠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이던 당시 수준의 낙폭을 보였고, 원·달러 환율도 12원 이상 급등했다.(원화 가치 하락)

15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01.48p(4.76%) 급락한 2030.82로 사흘째 하락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17.89p(0.84%) 하락한 2114.41에 출발한 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줄곧 2120선에 머물렀다. 하지만 2시께부터 하락폭이 급격하게 확대되며 2030선까지 고꾸라졌다.

이날 기록한 하락률은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으로 치닫던 지난 3월23일(5.34%)이후, 하락폭은 3월19일(133.56p) 이후 석달 여 만에 지난 이후 최대치다.

미국과 중국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무너졌다. 여기에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한 점도 증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미국 22개 주에서 일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베이징에서도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해 등교를 취소하고 거주지 봉쇄를 확대하는 등 다시 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중국의 감염병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선물은 낙폭을 1%대 초중반에서 국내증시 마감 무렵 3% 언저리로 키웠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은 이달을 기점으로 국 면 전환에 들어섰다"며 "시장이 우려하는 코로나19 2차 유행은 글로벌 전역으로 진행되기보다 지역별 차별화 심화에 국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방역 시스템이 구축된 아시아, 유럽 등 국가의 2차 확산은 통제 범위에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다만 지역별 차별화 심화는 글로벌 경제 경제의 순환적 회복 높이를 제한하고 금융시장 리스크를 반복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발(發) 악재로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휘청였다. 일본 도쿄 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774.53p(3.47%) 급락한 2만1530.95로 마감했다. 홍콩항셍지수(-2.31%)와 대만 가권지수(-1.08%), 중국상해종합지수(-1.02%)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매매추체별로는 기관이 금융투자업계와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7644억원, 외국인이 4787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홀로 1조241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 4일(1조2717억원) 이후 한 달 만에 최대 규모다.

업종 모두가 하락했다. 운수장비(-7.60%)와 철강금속(-7.10%), 기계(-6.83%), 섬유의복(-6.35%), 화학(-6.07%), 건설업(-6.04%), 전기가스업(-5.87%), 운수창고(-5.74%), 비금속광물(-5.58%), 의료정밀(-5.50%), 제조업(-5.25%), 종이목재(4.98%), 증권(-4.93%) 등 전 업종이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4.59%)와 SK하이닉스(-3.76%)가 각각 나흘,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NAVER(-4.34%), 셀트리온(-7.90%), LG화학(-7.36%), 삼성SDI(-8.17%), 카카오(-5.08%) 등도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SK는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상장 기대감에 8.96% 급등, 코스피 시총 순위 10위로 올라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0.37%)도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837곳)이 상승 종목(55곳)을 압도했고, 변동 없는 종목은 10곳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52.91p(7.09%) 내린 693.15로 사흘째 하락 마감했다. 전일보다 0.46p(0.06%) 하락한 745.60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 잠시 반등했지만,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장중 낙폭을 가파르게 확대해 나가며 700선마저 내줬다.

이로써 지난달 19일(696.36) 이후 근 한 달 만에 690선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이와 함께 이날 기록한 낙폭은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이던 지난 3월19일(56.79p·11.71%) 이래 석 달 만에 최대치다.

코로나19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에 더해 리스크 오프(risk off) 심리가 강화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는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2.2원 급등한 12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 대비 2.2원 오른 1206.0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1208.3∼1209.7원을 오가다 장 중 상승폭을 넓히며 12원 이상 뛰었다.

지난주 1190원대로 가파르게 하락했던 환율이 코로나19 2차 유행 우려에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21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4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정부의 약(弱)달러 정책 추진력 약화 △유로존 경기회복 조짐 둔화 △저하된 중국의 위안화 약세 방어 필요성 등으로 달러화 강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한단계 낮아진 박스권(1180~1220원)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소는 과도했던 경기회복 기대감이 조정되면서 당분간 경제지표에 근거한 환율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고 봤다.

채권 금리도 오름세(채권값 하락)를 나타냈다. 채권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0bp(1bp=0.01%p) 오른 연 0.854%에 마감했다. 10년물과 20년물 금리도 각각 3.6bp 상승해 연 1.424%, 1.565%를 기록했다. 1년물과 5년물은 각각 1.5bp, 2.8bp 상승해 연 0.736%, 연 1.153%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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