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코로나 경제위기, 중앙은행에 막중한 과제 안겨"
이주열 "코로나 경제위기, 중앙은행에 막중한 과제 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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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창립 70주년 기념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계기로 중앙은행의 역할을 두고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70주년 기념사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 그리고 이후의 경제 환경 변화는 중앙은행에도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며 이런 화두를 던졌다.

이 총재는 "이번 위기에 대응하면서 중앙은행의 역할 범위가 과연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느냐를 두고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크라이시스 파이터'(crisis fighter)로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의 준(準)재정적 역할에 대한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지, 그 정당성은 어떻게 확보할지, 중앙은행의 시장개입 원칙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중앙은행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시장 안정과 원활한 신용 흐름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금리 이외의 정책 수단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장기적으로 누적될 수 있는 금융 불균형에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선제 대응으로 이번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되, 위기가 진정되면 이례적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방안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와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저물가 현상에 대비한 물가안정목표제 연구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개발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 위기는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 국제 경쟁 강화 등 앞으로 경제 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 소득 양극화, 부채 누증 등 경제 각 부문의 불균형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 경제는 위기 극복에 전력을 기울여 나가는 가운데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활발히 발휘되도록 해 지식과 기술에 기반을 둔 생산성 주도의 성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1948년 정부 수립 직후 근대 금융제도를 확립하고, 통화신용정책을 중립·민주적으로 집행하고자 1950년 6월 12일 창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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