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 아래로 내려간 원·달러 환율 '심상찮다'
1200원 아래로 내려간 원·달러 환율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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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만에 1100원대...경제 회복 기대감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5월말 1240원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31.4원 급락한 데 이어 9일에는 약 3개월 만에 1100원대로 추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한 가운데 미국 등 세계 경제의 회복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7.1원 내린 1197.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200원 아래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3월11일(1193.0원)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전장 대비 7.8원 내린 1197.0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장 내내 1190원대 후반에서 움직였다.

◆강한 위험선호 심리→환율 급락 = 최근 가파른 원화 강세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주도하고 있다. 5월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연 0.75%→연 0.50%)로 끌어내린 데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둘러싸고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재차 촉발되며 위안화 환율이 7.1위안을 넘겼다. 이 여파로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은 장 한때 1240원대로 치솟았으나 이후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에 대한 보복 조치를 발표하긴 했지만 예상을 벗어난 수준은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은 안도했고, 위안화 환율도 내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압력을 받았다. 지난 1일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3.5원 내려 달러당 1225원으로 마감, 1220원대로 뚝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지난주에만 31.4원 폭락하면서 환율 하락세에 속도가 더 붙은 모습이다. 

여기에 양호한 미국 고용시장 등에 따른 빠른 경제 회복 가능성에 시장이 초점을 맞추면서 원·달러 환율은 추가 하락했다. 글로벌 위험투자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이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귀환으로 달러화가 시중에 풀린 것도 원화 가치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4월엔 4조1001억, 5월엔 3조8838억원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순매수 전환했고,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2301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 높다" =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달 들어 원화를 비롯한 이머징(신흥국) 통화들의 동반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주된 근거다. 연초 이후 이머징 통화 지수는 지난 5일 종가 기준 -8.7%로 하락해 있는 상황이지만 6월 첫째 주에만 2.9% 낙폭을 만회했다. 

△달러화 약세 전환 △신용경색 리스크 완화 △유가 반등 △중국 경제회복 기대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통화의 추가 강세 여부는 경제의 펀더멘탈(기초체력) 개선 여부가 관건인데, 결론적으로 잠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펀더멘탈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기점으로 중국 내 경기부양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유로존의 정책 기대감도 약달러를 부채질하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9일 예정된 EU(유럽연합)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럽 경제회복 기금에 대한 기대가 약달러를 자극하고 있다"면서 "최근 유럽 독일과 주변국 금리 스프레드 축소도 같은 맥락이다. 7월초 추가 회의 가능성 기대가 높은 만큼 정책 기대감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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