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극에 달한 둔촌주공 재건축···내달 9일 '운명의 날'
'내홍' 극에 달한 둔촌주공 재건축···내달 9일 '운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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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집행부, HUG 책정 일반 분양가 2910만원 수용 '가닥'
'후분양 분양가 3561만원 가능하다'는 용역 결과 나와 논란
7월9일 임시총회 개최···'관리처분계획 변경의 건' 투표 진행
서울 성내동 둔촌주공재건축조합 사무실 앞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 성내동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사무실 앞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국내 최대규모 재건축 사업인 서울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극에 달했다. 조합 측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책정한 2910만원 일반 분양가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합원 간 거친 몸싸움과 말다툼도 벌어졌다. 결국 내달 9일 열릴 임시 총회에서 모든 것이 결판 날 전망이다.

조합은 8일 오후 둔촌주공 공사 현장 내 한사무소에서 대의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조합은 △관리처분계획 변경의 건 △임시총회 개최의 건 △신축아파트 명칭 제정의 건 등 총 10건의 안건을 상정시켰으며, 모두 조합 측에서 제시한 내용 그대로 통과됐다. 회의에는 105명 대의원 가운데 현장참여 83명, 서면결의 13명이 참여했다.

이날 대의원회 회의 안건의 핵심은 '관리처분 계획 변경의 건'이었다. HUG는 최근 둔촌주공 조합에 3.3㎡당 2910만원의 평균 일반 분양가를 조합 측에 통보했다. 이에 조합은 이를 받아들여 대의원회 회의 안건으로 수용한 분양가를 올렸고, 그대로 통과시켜 다음 임시 총회 때 결정하겠다고 정한 것이다.

앞서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분양가 산정을 두고 오래도록 안팎의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말 조합과 HUG 측은 각각 3550만원, 2970만원의 일반 분양가를 제시한 뒤 오랜 시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HUG가 제시하는 분양가는 법적인 강제조항은 아니지만, 현행 법상 일반 분양을 위해서는 반드시 HUG의 분양보증을 필요로 한다.

협상이 장기간 이어지자 조합 측은 지난 3월17일 조합 전체 문자 발송을 통해 분양가 협상 결별 및 후분양 진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합은 오래도록 사업이 지연된 탓에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당초 제안보다 낮은 분양가 통보에도 HUG의 분양가를 수용하고 선분양에 나서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조합 측은 "(후분양 사업 진행 시) 3조2000억원의 사업비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후분양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8일 오후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대의원회 회의가 열리는 서울 둔촌동 재건축 현장 사무소에서 분양가 산정에 이의를 가진 조합원들이 대의원회 진입을 시도하자 조합 측 경비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8일 오후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대의원회 회의가 열리는 서울 둔촌동 재건축 현장 사무소에서 분양가 산정에 이의를 가진 조합원들이 대의원회 진입을 시도하자 조합 측 경비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이에 대해 조합원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910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조합원 개개인의 추가 분담금은 약 1억2800만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후분양 진행 시 일반 분양가가 3561만7000원까지 가능하다는 용역결과 보고서도 나왔기 때문이다. 용역 분양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오는 9월을 기준으로 산정한 값이다.

한 조합원은 "용역 결과 3561만원의 분양가도 개별공시지가의 80%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낮게 책정한 결과"라면서 "후분양으로 진행할 경우 분양가가 100만원만 올라간다면 해당 사업비의 이자가 4%라고 하더라도 사업비는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 역시 단계별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공사 측과 함께 자금을 일으킨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덧붙였다.

조합원 간 내홍이 극에 달하면서 이날 열린 대의원회 회의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소동도 벌어졌다. 조합 측은 일반적인 회의 장소인 조합 사무실이 아닌 현장 내 사무소로 회의 장소를 정해 대의원회 외 조합원들의 입장을 제한했다. 때문에 분양가 산정에 이의를 가진 일반 조합원들은 대의원회 진입을 시도하면서 조합 측에서 고용한 경비 직원들과 극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결국 수습을 위해 경찰까지 출동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조합원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날 진행된 대의원회 회의에 상정된 안건은 조합 측의 제안대로 모두 통과된 것이다. 결국 2910만원 수준의 HUG 분양가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는 오는 9일 임시 총회 조합원 투표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비상대책위원회 격인 '둔촌주공조합원모임' 네이버 카페는 내달 총회에서 HUG 책정 분양가 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화 홍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카페는 전체 조합원 6123명 가운데 약 3400명이 가입한 모임이며, 현재 조합장 및 임원 해임 동의서를 2000여부 넘게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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