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잇단 흥행···금융사·투자자 '윈윈'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잇단 흥행···금융사·투자자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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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우리금융, 수요예측 흥행···"우량·고금리 매력"
(왼쪽부터) KB·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최근 금융지주사의 신종자본증권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금리가 높은 금융지주사의 신종자본증권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투자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5일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애초 25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4150억원이 몰리며 500억원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발행금리는 3.23%로, 납입일인 이달 12일을 기준으로 5년 중도상환(콜옵션) 조건이 붙었다.

앞서 지난달 19일 하나금융지주도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이날 수요만 2배 이상(8150억원) 몰리며 최종 발행액을 5000억원으로 늘렸다. 금리 3.20%의 5년 조기 콜옵션 증권 4500억원과 3.50%의 10년 조기 콜옵션 증권 500억원으로 구성됐다.

KB금융지주 역시 지난 4월 애초 계획했던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4000억원으로 증액해 발행했다. 5년 콜옵션 증권 3250억원(금리 3.30%)과 10년 콜옵션 증권 750억원(금리 3.43%)이다.

이들 금융지주사의 신종자본증권은 신용등급 'AA-'로 상대적으로 우량하면서 연 3%대의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최근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기준 일반 AAA 은행채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회사 평균금리)는 1.46%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반 은행채보다 신종자본증권의 금리 매력이 더 큰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은행의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에 투자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길다는 단점이 있어서 금리 메리트가 크지도 않았고 개인이 그렇게 채권에 5년씩 투자하는 경우가 잘 없었는데 워낙 저금리가 장기화되다 보니까 추세가 바뀌고 있다"고 귀띔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사에도 매력적인 채권이다. 부채를 늘리지 않으면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영구채 성격을 띄는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사가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BIS비율 등 자본적정성 관리를 목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이 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은행 자본의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기업·가계 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융사들도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해 자본 확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이날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3월 말 국내 금융(은행)지주의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13.40%로 지난해 말보다 0.14%p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 은행의 BIS기준 총자본비율도 14.72%로 0.54%p 떨어졌다. 이런 상황인 만큼 금융지주사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를 더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을 위한 대출 취급 확대로 은행의 대출 자산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본적정성의 경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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