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자 선정
포스코건설,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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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교두보' 확보···GS건설 '자이' 아성에 도전장
포스코건설이 서울 잠원동 신반포21차 조합에 제시한 재건축 투시도. (사진=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서울 잠원동 '신반포21차' 재건축 조합에 제시한 사업 투시도. (사진= 포스코건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포스코건설이 GS건설을 따돌리고 서울 잠원동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의 시공자로 선정됐다. '자이' 텃밭인 반포에서 '반전 승리'를 거머쥔 포스코건설이 향후 강남권 정비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신반포21차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전날 오후 서초구 잠원주민센터에서 진행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최종 경쟁을 치뤘던 포스코건설과 GS건설 가운데 최종 시공사로 포스코건설을 택했다. 포스코건설은 전체 조합원 108명 가운데 서면 결의 참석자를 포함한 107명의 참석자 중에서 기권 무효표 2표를 제외한 64표의 선택을 받았다.

이 사업은 잠원동 일원 부지의 아파트(108가구)를 지하 4층~지상 20층, 2개 동, 275가구로 탈바꿈하는 재건축 사업으로 공사비는 1020억원이다. 소규모 재건축 사업장이지만, 잠원IC 및 서울지하철 7호선 반포역과 맞닿은 핵심 입지에 위치해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이번 수주전은 강남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GS건설의 자이가 무난하게 승리를 가져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이미 서초 반포 일대 7000여가구의 자이 아파트를 입성시킨 GS건설보다 브랜드 인지도, 시공능력평가 등에서 포스코건설이 부족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포스코건설은 신반포21차를 반포지구 및 강남권 진출을 위한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을 내세웠고 이는 적중했다. 포스코건설은 한 단계 높은 등급의 고급 자재 도입 및 포스코그룹의 강점인 철강재 '포스맥'을 활용한 특화문주 등을 제안했고, 다른 단지들과 비교해 일부 독특했던 조합의 조건들도 폭넓게 수용했다.

또한 자체 보유자금으로 골조공사를 완료하고 이후 일반분양해 공사비를 지급받는 형식의 '후분양'을 내세워 조합원 입장에서는 입주까지 중도금 및 공사비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이 없는 등 파격적인 금융조건 등을 제안했다. 결국 과감하게 투자하겠다는 포스코건설의 제안에 조합원들은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신반포21차 조합 관계자는 "GS건설의 제안은 그냥 '자이'를 세우겠다는 평가가 강했던 반면, 포스코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살릴 수 있는 거점 및 교두보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력했다"면서 "포스코건설에서 후분양 추진과 금융 조건 등 더욱 과감하게 투자하겠다고 한 부분들이 조합원들의 마음과 일치했던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는 포스코건설에게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포스코건설은 그동안 5대 광역시 내 핵심 입지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부산 해운대의 과거·미래 랜드마크인 센텀파크와 엘시티부터 전체 사업비만 수십조원에 달하는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주도하는 등 광역시 내 '강자'의 면모를 보여왔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은 창사 이래 최대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올리기도 했지만, 강남권과는 인연을 만들지 못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과는 달리 강남권 내 랜드마크를 두고 있지 않으며, 지난해 리모델링 사업지 2곳과 소규모 재건축 사업지 1곳을 수주한 것이 전부다. 더욱이 올해는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이 새롭게 취임한 이후 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올리지 못했다.

때문에 포스코건설은 2개 동 소규모 재건축 사업장에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수주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서울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한 사장은 올해 1월 취임 이후 도시정비사업 강화를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11년 만에 브랜드 리뉴 얼을 단행했으며, 강건재·건축 홍보관인 '더샵갤러리'도 신사동에 선보였다. 또한 철을 이용한 건축용 소재를 주력 사업으로 삼겠다는 그룹 차원의 지원도 있었다.

특히 이번 수주 결과는 기존 강남권 선호도가 높았던 것은 물론 반포 내 7000여가구를 확보한 자이 브랜드 텃밭을 뚫고 입성했다는 점에서 향후 건설사들 간의 강남권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이 그동안 리모델링과 지역 사업 등을 중심으로 입지를 넓혀 왔다"면서 "이번 수주를 통해 자신감을 키운 포스코건설은 추가 수주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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