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다섯달 만에 반등···정부 지원책에 '비제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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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조업 BSI 한 달새 6P↑···제조업 '악화일로'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5월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다섯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 이후 첫 상승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가계소비가 일부 회복하면서 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 업황 부진이 완화한 영향이다. 

반면 제조업 체감경기는 4개월째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수출 타격이 본격화 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 내수기업 따질 것 없이 모두 경기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전 산업 업황실적 BSI는 전월 대비 2p 상승한 53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76)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던 BSI가 이달 반등한 것이다. 

BSI는 기업인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지수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수치가 낮을 수록 기업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의미다. 비록 이달 상승 전환했지만 코로나19 충격이 여전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조사는 한은이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이달 12~19일 실시했다.

비제조업 업황 BSI(56)가 전월 대비 6p 개선되며 전반적인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에 반등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번지기 직전인 2015년 4월(6p)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정부 지원정책 등으로 가계소비가 일부 회복한 영향이다. 국내 유통물량 증가와 유류비 하락으로 운수창고업이 전월 대비 14p 뛰었고, 지난 11일부터 접수가 시작된 재난지원금이 풀려 내수 소비가 개선되면서 도소매업이 전월 대비 7p 상승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주 증가에 따라 정보통신업도 전월과 비교해 9p 올랐다. 

제조업 업황 BSI는 49로 전월 대비 3p 감소했다. 올해 1월 76이었던 제조업 업황 BSI는 2월 65, 3월 56, 4월 52에서 이달 40대로 내려 앉았다. 이달 수치는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2월(4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자동차 부품 판매 부진으로 자동차가 전월 대비 11p 하락하고, 화학제품 수출 부진에 따라 화학물질·제품이 전월에 비해 10p 내린 결과다. 

지난 4월부터 수출 타격이 본격화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가릴 것 없이 상황이 심각하다고 봤다. 대기업 업황 BSI(57)는 전월 대비 2p 내렸고 수출기업(53)과 내수기업(47) 업황 BSI도 각각 2p, 4p 하락했다. 금융위기 타격을 받은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4p 빠진 41을 기록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강창구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수출·대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수출 부진을 겪고 있으며, 중소·내수기업도 제품 납품 차질 등 영업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제조업의 매출과 채산성, 자금 사정 모두 비관적인 응답이 많이 늘었다.

기업과 소비자의 종합적인 경제 인식을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2.1p 상승한 57.8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과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6.8p 하락한 57.5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로 다시 내려 앉았다. 

6월 체감경기 전망도 비제조업이 끌어올렸다. 전산업 업황 전망 BSI는 3p 상승한 53을 기록했다. 비제조업 업황 전망 BSI가 6p 상승해 56을 기록했다. 운수창고업(11p), 정보통신업(11p), 도소매업(8p) 등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서다. 

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전월에 비해 1p 하락한 49를 기록했다. 2009년 2월(48) 이후 1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조선·기타운수(-22p), 화학물질·제품(-7p), 자동차(-6p) 등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중소기업(-2p)과 내수기업(-2p) 경기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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