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개발 大魚' 한남3구역 입찰제안서 비교···숫자 싸움 '치열'
[단독] '재개발 大魚' 한남3구역 입찰제안서 비교···숫자 싸움 '치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양가 보장·임대 제로 등 제외···차별화에 초점
3사 모두 조합 제안 금액보다 낮은 공사비 제시
GS 1조6550억·현대 1조5580억·대림 1조3864억
(자료=한남3구역 조합원 제공)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총사업비만 7조원에 달하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이 제출한 입찰제안서에는 작년에 볼 수 있었던 파격 조건은 제외됐다. 대신 비용 절감, 대안설계를 통해 최대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등 입찰 참여 건설사들의 입찰제안서를 조합원들에 공개했다. 앞서 조합은 지난 18일 입찰제안서를 개봉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조합원에 전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를 행사할 조합원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셈이다.

건설 3사의 입찰제안서를 살펴보면 '분양가 보장', '임대 제로(0)' 등 지난해 문제가 됐던 조건이 빠지고 숫자 싸움이 주를 이룬다. 우선 3사 모두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1조8880억원)보다 낮은 가격의 원안공사비를 제안했다. 

기호 2번인 대림산업이 1조3864억8500만원으로 가장 낮고, 기호 1번 현대건설(1조5580억5700만원), 기호 3번 GS건설(1조6550억5635만5400원) 순이다. 원안설계에서 10% 이내로 변경하는 대안설계의 경우는 1조7377억원을 제시한 현대건설이 대림산업(1조8880억원)보다 1500억원가량 낮다. GS건설은 대안설계를 제시하지 않았다.

대안설계를 내놓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원안설계보다 내외부 마감, 추가 공사 등 항목에서 각각 1796억원, 5014억원을 더 투자한다. 특히 대림산업은 추가 공사로만 4144억원을 투입, 설계에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이다.

각사의 제안 내용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이주비 지원이다. 3곳 다 담보인정비율(LTV)의 100%에 가까운 이주비 대출 조건을 내세웠다. 재개발 사업은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LTV 40%까지만 이주비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법 테두리 내 건설사의 능력을 더해 이주를 돕겠다는 것.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기본 이주비 LTV 40% 이외에 추가 이주비 LTV 60% 책임 조달을 제안했고, GS건설은 법적상한액 40%에 시공사 책임조달 50%를 더한 90%를 약속했다. 금리조건은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국내 최저 금리 조달을, 대림산업은 변동금리(CD+1.5% 또는 조달시점 선정된 금융기관 중 낮은 것 적용)를 설정했다.

사업비 대여 항목에선 현대건설이 사업촉진비 5000억원을 포함해 2조원 이상을 대여키로 했다. 3사 중 금액이 가장 크다. 대림산업은 1조6000억원, GS건설은 1조5000억원을 명시했다. 금리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모두 이주비 조건과 동일하다.

이 밖에도 현대건설은 미분양 시 최초 일반분양가 금액으로 100% 대물변제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대림산업과 GS건설도 마찬가지다. 다만 상업시설의 경우 대림산업은 상업시설·펀드 매각 솔루션 제시 조건을,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공동주택과 함께 100% 대물변제를 제안하면서 조건이 다소 나뉘었다.  

조합원들의 이자 비용 절감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공사 기간은 대림산업이 착공 후 35개월로 가장 짧았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각각 37개월과 36개월을 제시했다. 

조합원들에 비교표가 공개됨에 따라 건설사들의 홍보전에도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과도한 홍보에 제동을 걸고 있는 탓에 각 건설사는 아직 공식적인 홍보 활동에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입찰에 참여한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원 개별 홍보뿐 아니라 언론보도 등도 제한돼 있어서 조심스럽다"면서 "조합과 협의가 이뤄지면 입찰제안서와 별도로 조합에 제시한 설계안의 차별성에 대해 홍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