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신속한 금융지원, 최우선 과제"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2일 "금융권은 외형확대를 자제하고, 충당금과 내부유보를 늘리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0년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는 균형잡힌 금융감독 업무수행과 바람직한 금융감독 방향 모색 등을 위해 지난 2012년 2월부터 운영돼 오고 있다. 학계·법조계·언론계·소비자단체·금융계 등 각계 전문가가 9개 분과, 81명 자문위원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체회의는 김홍범 위원장(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진행 하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금융부문 대응현황'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금융환경 변화 및 대응' 등 주제 발표와 이에 대한 자문위원들의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윤 원장은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이 다소 진정되고는 있지만, 경제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계속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윤 원장은 "코로나19가 일시적 감염병이 아닌 '엔데믹'(endemic·주기적 발병)으로 변모하면서 더 이상 이전 생활방식으로 되돌아가기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금융부문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에 금융권의 원활한 자금공급 역할과 책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금융권이 외형확대 자제와 내부유보 확대 등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고위험자산으로의 투자 쏠림 가능성을 경계해 달라"고 주문했다.
윤 원장은 "실물경제가 숨통을 틀 수 있도록 신속한 금융지원을 통해 현장을 지원하는 것이 금융의 최우선 과제"라며 "위험관리에만 치중해 자금공급 기능을 축소시킨다면 오히려 경기 하락을 가속화하는 부작용을 키우게 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도 금융 부문의 과제들이 원활이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원장은 "일선 창구에서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코로나19 금융지원 업무를 적극 수행할 수 있도록 임직원 면책 확대, 유동성비율 등 금융규제 적용 유연화와 금융권 KPI개선 모범사례 확산 등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 부문 시스템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금융사 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바젤Ⅲ 조기도입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자본여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금융의 비대면화‧디지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기존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금융 혁신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자문위원회에게는 "코로나발(發) 충격이 우리 경제에 미칠 다양한 상황변수를 고려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면서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자문위원님들께서 현장의 목소리와 지혜를 모아 금융감독 업무에 기탄없는 고언과 아낌없는 조언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이번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기된 의겨늘 향후 감독업무 수행에 적극 반영하는 한편, 올해 중 9개 분과위원회도 수시로 개최하는 등 각계 전문가와의 소통 노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