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중국 최대 정치 이벤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21일 개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예년보다 2개월 반 늦게 개막하는 양회에서 중국정부가 코로나19로 수렁에 빠진 경제를 살릴 청사진을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양회의 시작을 알리는 정책자문 회의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회의는 21일 오후 3시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린다.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22일 오전 시작돼 27일까지 회의가 이어진다. 28일에는 폐막식이 열린다.

이번 양회 기간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코로나19 인민전쟁’의 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재발을 위한 조기 질병 경보 시스템 도입 등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협 개막식 다음 날인 22일 개최하는 전인대 개막식 업무보고에서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중국 경기가 크게 위축하면서 공산당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당 지도부가 불안을 씻어낼 경제 부양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참석하는 정부 업무보고에서는 재정적자 목표치와 국방예산 등도 발표한다.

이번 양회에서 시장이 예의 주시하는 발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다. 블룸버그통신은 매년 전인대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에서 총리가 제시하는 GDP 증가율 목표치는 경제정책 결정의 기준점 역할을 해왔으며 지출과 국채 발행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미 1분기에 마이너스(-) 6.8%라는 사상 최악의 GDP 증가율을 찍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올해 남은 기간 경기회복 전망도 매우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리커창 총리가 올해는 성장률 목표를 범위로 제시하거나 아예 수치 대신 문장으로 묘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만일 지도부가 관례를 지켜 수치 목표를 발표한다면 이를 설명하는 언어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만일 그 수치가 낮다면 정부가 경기회복과 부채 급증 회피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성장률 목표가 3% 밑이거나 아예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시장 회복이 중국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은 분명하다. 리커창 총리는 경제성장보다 고용을 우선시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자리는 사회와 정치 안정에 핵심 요소다. 이에 이번 양회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실업률 목표 등 고용시장과 관련한 세부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대외적으로는 미·중간 무역 전쟁에 이어 ‘코로나19 책임론’ 갈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미 관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와함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와 홍콩 시위 등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도 표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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