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석달째 하락 '4월 0.7%↓'···짙어진 디플레 우려
생산자물가 석달째 하락 '4월 0.7%↓'···짙어진 디플레 우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發 수요 부진·유가 급락 영향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 커져
서울의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4월 생산자물가가 석 달 연속 하락했다. 생산자물가가 보통 두세 달가량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기침체 뿐 아니라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지속 하락 현상) 우려까지 커질 전망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102.08(2015년=100)로 전월 대비 0.7% 하락했다. 지난 2월(-0.3%)에 이어 세 달 연속 하락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 하락해 2개월째 내리막을 탔다. 

국제유가 폭락하면서 유가 영향을 받는 공산품을 중심으로 생산자물가가 하락했다. 4월 월평균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20.39달러로 전월(33.71달러)에 비해 39.5% 급락했다. 두바이유가는 지난 3월에도 37.8% 가파르게 내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석유 수요와 소비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공산품 물가는 전월 대비 1.5% 하락했다. 공산품에 속한 석탄 및 석유제품(-22.6%)과 화학제품(-2.2%)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화학제품은 8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의 경우 4개월 연속 하락세로, 낙폭은 통계가 시작된 1965년 이후 가장 컸다.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 물가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정보통신 및 방송서비스(-0.2%)가 내렸으나 금융 및 보험서비스(0.3%), 운송서비스(0.2%) 등이 올라 전월 대비 보합을 이뤘다. 

반대로 농림수산품 물가는 전월 대비 0.2% 올랐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자제에 따른 가정내 식재료 소비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봤다. 돼지고기(9.9%), 쇠고기(6.3%) 등 축산물이 3.5% 올랐다. 다만 수산물(-0.8%), 농산물(-1.5%)은 하락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두세 달 차이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돼, 수입물가와 함께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인식된다. 유가 급락 여파로 4월 수입물가도 전월 대비 5.1% 하락하며 4개월 연속 내렸다.

생산자물가, 수입물가 하락세에 더해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상품을 사들이고 서비스를 받으려는 수요도 크게 줄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끌 수요 압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1.5%), 2월(1.1%), 3월(1.0%)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4월에는 0.1%로 떨어져 5월부터는 마이너스(-) 전환이 예상된다. 

저성장·저물가 흐름의 고착화된 상황에 코로나19발(發) 유가 급락과 수요 부진이 더해지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물가 하락 심리가 계속되면 가계는 더 값싸게 제품을 사기 위해 소비를 미루게 될 가능성이 높고,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 위기가 디플레이션까지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