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안전 언제쯤?···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466명 사망
조선소 안전 언제쯤?···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466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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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21대 국회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해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김혜경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김혜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현대중공업에서 올해 벌써 4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사측의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과 더불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이 가동을 시작한 1974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466명이 산재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매달 0.85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한 셈이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 조선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1970년대 137명 △1980년대 113명 △1990년대 87명 △2000년대 81명 △2010년대 44명 △2020년(4월 기준) 4명으로 조사됐다. 

1970~80년대 상대적으로 사망자가 많았지만 노조가 설립된 1987년 이후에는 사망자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1990년대부터는 하청노동자의 산재 사망이 별도 집계되기 시작했으며 과로사, 산재질환 등의 통계로 포함됐다. 특히 1996년 10월 28일에는 크레인 추락으로 4명의 노동자가 한꺼번에 사망하는 참사도 벌어졌다. 1996년 사망자 수는 1985년부터 현재까지 통계 중 최고치다. 

2000년대 들어 정규직의 산재 사망은 줄었지만 하청노동자의 사망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한국 조선업 현장에 '위험의 외주화'가 확산한데 따른 것이다. 2007년에는 하청노동자만 8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2010년에는 조선업 불황으로 작업량이 줄면서 사망사고가 크게 줄었지만 2014년에는 하청노동자만 9명이 숨졌다. 2017년부터 3년간은 사망자가 매해 1명으로 줄었다. 

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지부가 1988년 이후 발생한 산재 사망 225건 가운데 200건을 확인한 결과 추락에 의한 사망이 6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압착‧협착 사고 53건 △충돌 16건 △화상·질식 12건 △감전사 5건 △유해물질사고 2건 △익사 1건 △매몰 1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과로사로 사망한 노동자는 41명으로 집계됐다. 산재 후 치료 중 사망한 노동자는 3명, 진폐증에 의한 사망도 2건이나 발생했다. 목격자가 없는 경우 등 기타 사고는 7건으로 조사됐다. 현대중공업지부는 "동일 유형의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한다는 것은 사고 발생 공정과 작업장에 대한 예방조치를 소홀히 하고 안전 강화보다 납기를 맞추기 위한 작업강행이 반복됐음을 뜻한다"고 꼬집었다.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달까지 총 4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2월 1건 △3월 1건 △4월 2건 등이다. 해당 사고에는 정규직 2명도 포함됐다. 

노조는 사고 원인으로 회사의 책임 못지않게 감독기구인 고용노동부와 사법기관의 영향도 크다고 비판했다. 2004년 중대재해 4건에 대해 안전보건총괄책임자가 구속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만 부과됐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지난달 21일 사고의 경우 노동부 울산지청은 사업장 곳곳에 설치된 빅도어에 대해 '사고발생 해당 작업과 동일작업'에 대한 작업중지를 하지 않고 사고가 발생한 빅도어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면서 "노조 항의로 13개 지역으로 작업중지 범위를 확대했지만 1곳을 제외하고는 회사가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빅도어 끼임 사고는 2001년과 2003년에도 발생한 바 있다. 엄격한 조사를 위해 동일작업을 대상으로 전면 작업중지를 명령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김용화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현재 특별근로감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근로감독관이 경영진에게 '회사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고 경영진의 안전의식은 높은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상황이 다른 것 같다'는 발언을 했다고 들었다"면서 "한국의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근로감독관에 대한 특별감독부터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월 발생한 트러스 추락사고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등 동종업체와는 다르게 최소한의 안전설비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됐다"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와 법인에게 책임을 물어야만 노동자 연쇄 사망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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