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 건 재건축 수주전···반포3 '과열'·한남3 '태풍전야'
사활 건 재건축 수주전···반포3 '과열'·한남3 '태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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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 삼성·대우 CEO 직접 나서
잠잠한 한남3구역,입찰제안서 윤곽
29일 찾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대우건설이 게재한 현수막에 홍보 문구가 쓰여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건설사가 내건 현수막에 홍보 문구가 쓰여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수주전이 본격화됐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흘 앞두고 막판 레이스가 벌어지고 있으며,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경쟁사들의 입찰제안서가 윤곽을 드러내며 시공권 확보 전쟁이 시작됐다.

다만, 두 사업장에서 읽히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반포3주구는 참여 건설사들의 네거티브 공세로 '과열' 조짐을, 지난해 '입찰 무효화'라는 철퇴를 맞았던 한남3구역은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단지 내에 설치된 공식 홍보관이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홍보관은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조합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 홍보하기 위한 장소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보면 시공사 홍보공간은 합동홍보설명회 개최 이후 마련된다. 조합원 개별 홍보가 금지된 만큼, 지난달 조합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후 공식적으로 홍보활동에 나서는 것이다.

합법적인 대면접촉 홍보기간이 짧은 탓에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은 입찰을 확정지은 후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단지 내 현수막에 자사의 강점은 물론, 경쟁사를 비방하는 문구를 적어놓는가 하면, 조합원에 우편물로 발송하는 홍보물에 대해서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지난 19일 합동설명회에는 각 사 사장까지 등판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가 아닌 합동설명회에 최고경영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다. 먼저 설명회 단상에 오른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회사의 미래가 걸린 매우 중요한 사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남더힐을 뛰어넘을 새로운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도 "래미안은 국가고객만족도 22년 연속 아파트 브랜드 부문 1등"이라며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으로 명품 단지를 만들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약속한 사업 일정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10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조합사무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조합사무실. (사진=이진희 기자)

한남3구역은 이제야 시공권 확보 전쟁의 막이 올랐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이 3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각 사의 설계안·공사비를 담은 입찰제안서가 지난 18일 공개됐다.

하지만 지난해의 열기는 찾기 힘들다. 국토교통교통부와 서울시가 3사의 과열경쟁을 문제 삼아 검찰 수사를 의뢰하는 등 준법수주를 강조하면서 입찰제안서에 임대제로, 분양가 보장 등 파격적인 조건이 제외된 탓이다.

입찰제안서에 제시된 공사비의 경우 대림산업이 1조3800억원으로 가장 낮고 현대건설 1조5500억원, GS건설 1조6600억원 순이다.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은 대안설계로 각각 1조8800억원, 1조7337억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지난해 내세웠던 혁신설계 대신 원안설계의 10% 이내로 변경하는 설계안을 꾸려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분양방법은 3사 모두 후분양을 선택할 수 있게끔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기간은 대림산업이 35개월로 가장 짧고, 현대건설이 37개월, GS건설이 36개월이다. 금리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자금조달금리, 대림산업은 'CD금리+1.5%'를, LTV는 현대와 대림이 100%, GS건설은 90%를 제안했다. 

현장에서도 OS요원들(외주 홍보직원)의 발길이 뜸해졌다. 불법 홍보, 마스크 무상제공 등으로 또다시 홍역을 치를 기미가 보이자 건설사들이 홍보직원들을 철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한남3구역 조합원 이 모 씨는 "조합원들의 대화방(단톡방)에서는 또다시 사업이 미뤄질까봐 홍보요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았다"며 "한 건설사가 마스크를 무상제공했다는 기사가 나온 후에는 건설사 직원들이 모습을 감췄다"고 설명했다.

한남3구역 역시 반포3주구와 마찬가지로 시공사 선정일이 다가올수록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 사업비 규모만 7조원으로 규모인 데다 향후 한남 일대 수주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업체간 막판 수주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사업장에 집중하지도 못할뿐더러 알짜라고 불리는 재개발, 재건축 물량이 예전만큼 많지도 않다"면서 "법에 걸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열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포3주구 조합은 오는 30일 시공사 총회를 열 예정이다. 한남3구역 조합은 내달 1일 1차 시공사 합동설명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 총회는 같은달 21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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