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감원 칼바람'···석 달 새 413명 실직
항공업계 '감원 칼바람'···석 달 새 413명 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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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급여 10% 안팎↓···업계 "정규직도 고용불안" 우려
20일 항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항공사(FSC) 2곳과 저비용항공사(LCC) 4곳에서 석 달 새 413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중 70%에 달하는 289명은 기간제 근로자였다. 한산한 제주공항. (사진=주진희 기자)
20일 항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항공사(FSC) 2곳과 저비용항공사(LCC) 4곳에서 석 달 새 413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중 70%에 달하는 289명은 기간제 근로자였다. 한산한 제주공항.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서 '감원 칼바람'이 현실화됐다. 이 가운데 재직자들의 급여도 줄어드는 등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고용불안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일 항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항공사(FSC) 2곳과 저비용항공사(LCC) 4곳에서 석 달 새 413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중 70%에 달하는 289명은 기간제 근로자였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말 1만9063명(기간제 근로자 1700명 포함)이었던 직원 수는 3월 말 1만8741명으로 322명 감소했다. 이 중 기간제 근로자는 80명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36명이 줄어 전체 직원은 9119명이 됐다. 기간제 근로자가 54명 일자리를 잃은 반면 소규모지만 정규직 수시 채용이 진행됐다.

제주항공의 3월 말 기준 직원 수는 3285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21명 줄었다. 특히 이 중 기간제 근로자는 750명에서 632명으로 118명이나 줄어 분석 대상 항공사 중 가장 많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감소한 기간제 근로자 118명 중 98명은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며 실제 퇴직한 기간제 근로자 인원은 20명(의원면직 5명, 계약종료 15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규직은 총 97명(신규채용 35명, 의원면직 36명 포함) 증가했다.

진에어도 기간제 근로자가 작년 말 414명에서 3월 말 374명으로 40명 줄어들며 전체 직원 수는 1942명에서 1923명으로 19명 줄었다. 에어부산의 직원 수는 1454명(기간제 근로자 174명 포함)에서 1439명(기간제 근로자 162명 포함)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티웨이항공의 경우 단시간 근로자를 포함한 기간제 근로자 수가 오히려 15명 늘며 전체 직원 수는 2310명으로 동일했다.

이처럼 항공사 사정에 따라 운항, 정비 등의 부문에서 일부 신규 채용이 있었지만 인턴, 계약직, 촉탁 직원을 포함한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이 연장되지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직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현재 희망퇴직에 이어 정리해고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과 분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에어서울 등을 고려하면 1분기에 일자리를 잃은 항공업계 직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되며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2분기에는 고용불안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안정화까진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은 현재 각 사마다 진행하고 있는 임원 급여 삭감, 유·뮤급휴직을 비롯한 순환휴직 등 긴축경영을 지속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해공항에서 운항 대기 중인 에어부산 항공기. (사진=주진희 기자)
김해공항에서 운항 대기 중인 에어부산 항공기. (사진=주진희 기자)

항공사들 모두 경영난에 시달리게 되면서 재직자들의 급여 수준 또한 10% 안팎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의 1분기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2017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1인 평균 급여액(2180만원)과 비교하면 7.5% 감소했다. 1인 평균 급여액은 급여 총액을 재직 직원 수로 나눈 금액이다.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또한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6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6.3% 줄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경우 지난해 1분기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700만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각각 1500만원과 1400만원으로 감소했다.

현재 항공사들은 이 같은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구책 시행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달 중순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간의 휴업에 돌입했으며 경영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상무급부터 월 급여의 최소 30%부터 최대 50%를 반납키로 했다. 이외에도 송현동 부지 등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위기 극복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지난달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달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을 사용하도록 해 사실상 절반의 인력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도 유급 순환 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내식과 청소 등을 담당하는 하청업체에서는 대량 감원 사태가 현실화됐다"며 "앞으로는 정규직을 대상으로도 대규모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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