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 빚 1611조···코로나 걱정했는데 '주담대'가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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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2017년 3분기 이래 최대폭 증가
코로나로 카드소비 부진···판매신용 크게 줄어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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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 1분기(1~3월)말 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감액이 전분기 대비 11조원 늘어났다. 1분기 기준 2년 만에 최대폭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초강력 대출규제를 담은 12.16 부동산 대책 시행 전후로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가 확대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15조원 이상 급증한 영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외출이나 다중 접촉을 삼가면서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의 전분기 대비 6조원 넘게 감소하며 통계 편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가계 빚은 1611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0년 1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611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부채는 1년 전보다는 71조4000억원(4.6%)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4~5년 전만해도 10%대를 넘어섰지만 정부의 대출규제 영향으로 △2017년 8.1% △2018년 5.9% △2019년 4.1% 등 증가세가 둔화되는 추세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11조원(0.7%) 증가했다. 분기별 증가금액으로는 2018년 1분기(17조6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초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전후로 주택거래가 확대된 영향이다. 

1분기 중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 증가규모는 1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23조1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전년 동기(5조1000억원)에 비해서는 확대됐다. 이 가운데 주담대가 15조3000억원, 기타대출이 1조8000억원을 각각 차지했다. 주담대의 경우 2017년 3분기(15조9000억원) 이후 최대폭 증가한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7년 3월 주담대 수치를 발표한 이후 최대 증가액이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한은 관계자는 "12.16 부동산 대책 시행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컸고, 직후에는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보유세 부담 증가, 양도소득세 중과세 부담 회피를 위해 규제가 미치지 않은 전세거래나 6억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19만8000호 수준이던 전국 주택 거래량은 4분기 29만3000호로 늘어난 뒤 올해 1분기에는 32만5000호에 달했다. 전국 전세 거래량도 지난해 4분기 30만호에서 올해 1분기 35만호로 뛰었다.

한은이 지난 3월 임시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50bp(1bp=0.01%p) 인하, 0.75%까지 내려오면서 자칫 주담대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가계대출 변화를 창구별로 보면, 작년 4분기 말과 비교해 예금은행은 12조9000억원, 기타금융기관은 6조6000억원 늘었지만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경우 2조3000억원 줄었다. 기타금융기관 대출 증가는 주택금융공사 대출로 잡히는 서민 안심전환대출 등 정책 모기지론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충격은 판매신용 부문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1분기 판매신용은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6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는 물론 승용차, 의류 등 재화 소비가 모조리 줄어 그만큼 갚아야할 카드 대금도 감소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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