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기대감, 韓 금융시장 '훈풍'···"안심하긴 이르다"
백신 기대감, 韓 금융시장 '훈풍'···"안심하긴 이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스피, 外人 7거래일 만에 순매수·환율 7.1원↓
19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19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김태동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이 모처럼 크게 웃었다. 코스피는 2% 넘게 급등하면서 1980선을 회복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7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7원 넘게 떨어졌다(원화 가치 상승). 

◇ 외인의 힘, 코스피 두달여 만에 1980 회복 =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3.50p(2.25%) 오른 1980.61로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3월6일(2040.22) 이후 최고치다. 전장 대비 40.36p(2.08%) 치솟은 1977.47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 중 한때 1980.84까지 오르는 등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310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으며 7거래일 만에 순매수 전환했다. 기관도 841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개인은 홀로 1조186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개인 순매도 규모가 1조원을 넘은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삼성전자(3.07%), SK하이닉스(1.97%), 삼성바이오로직스(0.50%), 삼성전자우(3.85%)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51p(0.80%) 오른 696.36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651억원, 134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이 1508억원 순매도 했다.

아시아 증시 투심도 한껏 고조됐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9.72p(1.49%) 상승한 2만433.45에 거래를 마쳤다. 토픽스지수도 26.76p(1.83%) 오른 1486.0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6%, 홍콩 항셍지수는 2.11% 상승 중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7.1원 내린 1225.3원에 마감했다. 전장 대비 7.9원 내린 1224.5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하락폭을 10원 넘게 넓혔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00엔당 1140.72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1149.57원)에서 8.85원 내렸다.

금융시장 강세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컸다. 류종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가 코로나19 백신 1차 임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이 위험자산 선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모더나와 제약사 화이자 등의 8개 백신 후보에 대한 임상 시험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모더나는 백신 후보(mRNA-1273)에 대한 1상 임상시험 결과 시험 참가자 45명 전원에게서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됐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며칠 내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조건부 판매 승인 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사진=연합뉴스)

◇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상장사 순익 반토막···곳곳 악재 = 하지만 이런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다. 주요국의 경제활동 재개 영향으로 코로나19 2차 유행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향후 코로나19가 재확산 될지, 마무리 될지에 따라 코스피 향방이 정해질 것"이라며 "현재는 코로나19 백신 소식, 경제활동 재개 등 호재가 나올 만큼 나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지속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류종하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이뤄졌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했다. 외국인은 기업 이익 하향조정이 마무리되는 때 순매수 하는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 경기 상황은 차치하더라도 기업 이익 추정치 자체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92곳(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1조336억원으로 47.8% 급감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31.2% 하락했다. 최석원 센터장은 "1분기 코스피 상장자 실적이 나왔는데 예상보다 안좋다"면서 "2분기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고, 3~4분기도 빠른 속도 회복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