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쇼크' 대형證, 반등 자신하지만···전망은 '글쎄'
'실적 쇼크' 대형證, 반등 자신하지만···전망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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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사태'에 상위 5곳 1분기 순익 합산, 전년比 99%↓
코로나發 IB부문 충격 본격 반영···실적 개선 미지수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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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대형 증권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올해 1분기 실적이 급전직하했지만, 2분기 반등을 자신한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과 달리 현실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한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코로나발(發) 충격이 본격 반영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5개 증권사가 올 1분기 벌어들인 순이익의 합은 5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7629억원)과 비교해 99.34% 급감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상품 관련 평가 손실이 대거 발생하면서 일제히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실적 선두 자리를 수성했던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1339억원의 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2186억원)보다 무려 3500억원 이상 쪼그라든 것이다. 한투증권의 분기 순손실은 2008년 4분기 이후 45분기(11년3개월) 만이다.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등 트레이딩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일어난 영향이다.

삼성증권도 ELS 트레이딩에서 대규모 고꾸라진 까닭에 순이익이 87% 급감한 154억원을 냈다. ELS 자체 헤지 과정에서의 운용 손실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KB증권 역시 147억원 적자로 돌아서며 초대형 투자은행(IB)로의 체면을 구겼다. NH투자증권은 311억원으로 전년 동기(1716억원) 대비 반의 반에도 못 미쳤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ELS 자체 헤지 규모는 삼성증권이 6조원으로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4조원), 미래에셋대우(3조5000억원), KB증권(2조5000억원) 등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주요지수가 급락, 자체 헤지를 위해 사놓은 파생상품에서 대규모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요구)이 들어와 큰 손실로 이어진 것이다.

이들 증권사는 실적 급감을 주로 야기했던 증시 급락세가 잦아들면서 2분기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1분기 주된 적자요인인 파생상품 부문과 연결 손익으로 포함되 자회사 해외펀드 등의 평가손실이 크게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분기에도 긍정적 전망은 그리 높지 않은 실정이다. 되레 뒷걸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해외 대체투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IB 부문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IB부문은 최근 주요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 자리를 공고히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수수료 수익은 총 9조49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IB부문의 수수료는 3조1222억원으로, 전체의 36%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27.4%)보다 8.6%p를 더 점한 것이다. 이로써 수탁수수료 비중(36.5%)과 대등해졌다.

IB는 기업공개(IPO)나 증자,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M&A) 등을 주간하고 자문하는 업무를 주력으로 하기에 비교적 증시 환경을 덜 탄다. 지난해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위탁매매 부진에도 IB 부문 호조가 이를 상쇄하면서 증권업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IB 관련 업무를 원활히 영위할 여건이 되지 않으면서 관련 분야 위축이 예상된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상반기 집중되는 IB 딜소싱이 코로나 영향으로 대거 지체됐는데, 2분기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더구나 주요국에 대한 투자도 녹록지 않아 IB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소형사 IB가 '틈새'를 뚫고 선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현대차증권과 한양증권은 올 1분기 IB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척박한 환경 속 깜짝실적을 시현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부동산 PF를 위시한 균형잡힌 IB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주효했다"며 "향후에도 회사만의 IB쪽 강점에 주력해 대형사 사이 틈새를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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