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만"···시중은행, 이차보전 대출 두고 '볼멘소리'
"왜 우리만"···시중은행, 이차보전 대출 두고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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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외국계 은행에 이차보전 대출 한도 축소
역차별 논란...채안펀드 불참·당국방침 안따라도 노패널티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시중은행들이 영세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해 연 1.5% 금리를 제공하는 1차 소상공인 초저금리 이차보전 대출(이하 이차보전 대출)을 두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한국씨티은행·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의 이차보전 대출 한도를 대폭 줄이고 그 한도를 5대 시중은행에 배정한 데 따른 것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씨티은행에 할당한 이차보전 지원액을 기존 25억원에서 3억원으로, SC제일은행은 33억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깎았다. 줄어든 50억원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에 10억원씩 재배정했다.

이차보전 대출은 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연 1.5% 초저금리로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정부가 시중 대출금리와 초저금리(1.5%) 간 차이의 80%를 지원해줘 이차(利差)보전 대출로 불린다.

금융당국이 지원액을 재배정한 이유는 외국계 은행들의 이차보전 대출이 속도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의 이차보전 대출은 이달 중 접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외국계 은행들은 올 상반기를 넘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로부터 받는 이차보전액을 고려하면 씨티은행은 1460억원, SC제일은행은 1903억원까지 대출할 수 있으나 두 은행의 이차보전 대출 실행액은 100억원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은행이 소상공인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도 했다. SC제일은행은 7%대, 씨티은행은 5%대로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저렴한 금리를 적용한 농협은행(3.84%)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외국계 은행의 이차보전 대출 부담을 떠안게된 시중은행들에게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외국계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방침에 잘 따르지 않아도 별다른 패널티가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씨티은행은 지난달 초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채권시장 안정펀드에 참여하지 않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의 경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높게 설정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일반 시중은행은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요청이 들어온 만큼, 눈치 때문이라도 금리를 높게 산정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종의 정책 금융상품이라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높이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외국계 은행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모습"이라며 "외국계 은행은 수익성에 민감하다. 씨티은행은 지점도 없애면서 수익성 관리를 하고 있는데, 리스크가 높은 코로나 대출에 적극적일 이유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외국계 은행 한 관계자는 "이차보전 대출 외에도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출 상환유예,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 등을 시행하고 있고 임직원 모금, 기부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다른 방법으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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