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은행 연체율 하락폭 '둔화'···코로나發 대출 부실 올까?
3월 은행 연체율 하락폭 '둔화'···코로나發 대출 부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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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국내은행 연체율 0.39%···전월비 0.04%p 하락
예년 0.06%p 낮춰 관리···올해, 신규 늘고 정리 줄어
"5월 본격화 예상했으나, 더 빠르게 나타났다"
국내은행 연체율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국내은행 연체율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은행권의 3월 연체율의 전월대비 하락폭이 예년에 비해 축소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출 부실이 사실상 현실화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18일 내놓은 '2020년 3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 자료를 보면 국내은행의 원화율 연체율은 0.39%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0.04%p 하락했다.

은행권이 3월 중 연체채권을 1조9000억원 정리해 신규로 발생한 연체액 1조4000억원을 상회하면서 연체채권 잔액(6조8000억원)이 600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국내 은행권은 지난 2016년 이후 매년 3월 연체율을 전월대비 0.06%p씩 낮춰서 관리해왔다. 2016년에는 2월 연체율 0.70%에서 3월 0.63%로, 2017년은 0.57%→0.51%, 2018년 0.48%→0.42%, 2019년 0.52%→0.46%로 각각 조정했다.

그런데 올해 3월에는 연체율을 0.04%p 낮아지는데 그쳤다. 신규 연체는 늘어나는데 연체채권 매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3월말 기준 국내은행 신규 연체채권은 2016년 1조3000억원, 2017년 1조2000억원, 2018년 1조2000억원, 2019년 1조3000억원 발생했는데, 올해는 1조4000억원 발생했다.

2~3월 코로나19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로 대외활동 자제, 소비 감소 등 경제 활동이 정지되면서 취약 차주인 중소기업·소상공인부터 연체가 시작된 것이다.

또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가 시작되면서 연체채권에 대한 매·상각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은행권의 채권 정리 규모도 축소됐다.

국내은행은 연체채권을 3월 중 기준 2016년 2조3000억원, 2017년 3월 2조원, 2018년 2조1000억원, 2019년 2조3000억원 등 매년 2조원 넘게 정리했지만 올해는 1조9000억원만 정리했다.

차주별로 보면 은행권의 이 같은 경향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3월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49%로 전월말(0.54%) 대비 0.05%p 하락했다. 예년에는 0.08~0.10%p씩 조정됐는데 올해는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 차주의 조정 폭이 축소했다. 3월말 중소기업 연체율은 0.53%로 전월말(0.58%)대비 0.05%p 하락했다. 예년의 -0.09%p~-0.10%p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의 3월말 연체율은 0.33%, 중소법인 연체율 0.69%로 각각 -0.02%p, -0.08%p씩 조정됐다. 지난해 3월 조정폭(-0.04%p, -0.15%p)의 절반 수준이다.

3월말 대기업 연체율은 0.35%로 전월(0.38%)대비 -0.03%p 낮아졌다. 지난 2016년에는 -0.11%p, 2017년 -0.06%p 조정됐다가 2018년 0%, 2019년 -0.01%p 씩 하락했다.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연체율 감소폭이 예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3월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27%를 기록해 전월말(0.30%) 대비 0.03%p 하락했다. 2016년과 2019년 3월말(-0.03%) 2017년·2018년 3월말(-0.04%p)과 비슷하거나 같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0%로 전월말(0.21%)보다 0.01%p 하락해 예년과 차이가 없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신용대출의 연체율(0.44%)은 전월말(0.51%)대비 0.07%p 하락해, 2018년 -0.09%p, 지난해 -0.11%p 등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축소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매년 비슷한 규모의 연체채권이 발생하고 정리되는데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신규연체 발생은 늘고, 정리 규모는 감소해 사실상 연체율이 상승했다"며 "코로나 확산이 시작된 시점으로 미뤄볼 때 5월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출 부실화가 빠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 측은 "은행 대출자는 신용이 높아 아직은 어려움을 감당할 수준으로 보인다"며 "대출 연체는 신용불량으로 갈 수 있는 것이어서 최대한 관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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