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방'으로 얼룩진 강남 재건축 수주전
[기자수첩] '비방'으로 얼룩진 강남 재건축 수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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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의 시공권을 얻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수주절벽에 직면한 만큼 사활을 걸고 경쟁에 돌입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감확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경쟁 상대를 비방하고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모습까지 연출하는 점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실제로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수주과정에서 경쟁사를 비방하는 자료나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을 넘어 소송전으로 까지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양사가 조합원들에게 홍보물 3개씩 발송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양재동 우체국에 모여 홍보 우편물을 뜯어보는 일 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몇 년 전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과정에서 영업 질서 회복을 위해 사회적 상식에 반하는 마케팅 및 현혹적인 조건, 또는 이면에서의 음성적인 조건제시와 그에 대한 홍보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최근 수주 가뭄이 계속되면서 그 약속들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건설사들은 저마다 법의 테두리에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현실에서는 서로가 헐뜯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모습이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점이다. 국내 부동산 투자 열기의 바로미터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수주 자체로 수익성과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수주를 위해서라면 최소한의 마진까지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은 시장 분위기를 흐리고 사업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 모든 걸 걸기 때문에 수주에 실패할 경우 수익성 악화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무조건 따내고 보자는 식의 ‘치킨게임’은 소모적일뿐 아니라 모두 승자가 될 수 없다. 이런 식으로라면 결과적으로는 업계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곱씹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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