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새벽배송 출사표···'춘추전국시대' 예고
현대백화점, 새벽배송 출사표···'춘추전국시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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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신선식품 배달 전문 온라인쇼핑몰 운영, 김포서 전용 물류센터 부지 찾는 중
한 직장인이 출근길에 쿠팡에서 주문한 신선식품을 퇴근 후에 현관문 앞에서 들고 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쿠팡)
한 여성이 쿠팡에서 주문한 신선식품을 들고 문 앞에 서있다. (사진=쿠팡)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현대백화점이 새벽배송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조원 규모의 새벽배송 시장을 제패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컬리가 시작한 새벽배송에 쿠팡, 롯데, 신세계 등이 뛰어들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모양새다. 

15일 '서울파이낸스' 취재 결과 현대백화점관계자는 "오는 8월 신선식품 배달 전문 온라인쇼핑몰(현대식품관 투 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식품관 투 홈은 현대백화점 식품관을 통째로 집으로 배달해주는 개념이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이미 지난 2018년8월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새벽배송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현대백화점은 식품 전용 온라인몰인 이(e)슈퍼마켓을 통해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새벽 식탁)를 선보였지만 주문 마감시간이 오후 8시인데다, 배송 품목과 지역이 제한적이었던 탓에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현대백화점은 새로운 온라인몰을 앞세워 다시 새벽배송 시장에 도전한다. 올해 초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진제가 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부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전문가를 영입하며 공을 들였다. 투입된 인력은 70여명이다.

현대백화점은 기존에 오후 8시까지만 받던 주문을 오후 11시까지로 늦췄다. 이로써 소비자는 오후 11시 전까지 주문하면 이튿날 7시에 식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새벽배송이 가능한 상품도 2018년(1500종)보다 3배 늘린 5000여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새벽배송 가능 지역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다. 이를 위해 경기 김포에서 전용 물류센터 부지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식당가 메뉴와 식음료(F&B)를 가져다주는 주문배달 서비스도 함께 마련했다. 서울·경기권 현대백화점 점포를 중심으로 반경 5㎞ 내에 거주하는 소비자라면 낮에 백화점 식당가 음식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컬리를 시작으로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 2018년 쿠팡이 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를 선보이며 더욱 커졌다. 쿠팡은 최근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를 추가했다. 그동안 쿠팡 유료 회원제(로켓와우클럽) 가입자는 신선식품을 자정 전(남부권 일부 지역은 오후 10시30분)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이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당일배송 서비스를 통해 이제는 오전 10시 이전에 신선식품을 최소 1만5000원 이상 구매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배송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쿠팡에선 과일·채소·육류·유제품 등 신선식품 총 8500여 종을 팔고 있다. 쿠팡 쪽은 앞으로 비수도권의 주문 가능 시간을 점차 수도권처럼 늦추고 배송 가능 품목도 확대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줄일 방침이다. 

새벽배송 원조인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최근 2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컬리는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을 올해 말 개장 예정인 김포 물류센터를 비롯해 물류 시스템 고도화 등에 쓸 계획이다.  

롯데·신세계 등 기존 유통강자들도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온라인 통합법인 에스에스지(SSG)닷컴을 통해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쓱닷컴의 새벽배송 가능 품목은 1만5000여종에 이른다. SSG닷컴은 오는 2023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7개 네오를 더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네오(NE.O)는 차세대 온라인 스토어(Next generation Online store)의 머리글자다. 

롯데그룹 역시 지난달 28일 롯데온을 앞세워 새벽배송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롯데온은 롯데그룹이 백화점·마트·슈퍼·닷컴·롭스·홈쇼핑·하이마트의 온라인쇼핑몰을 통합한 것이다. 새벽배송은 롯데슈퍼 전국 13곳의 온라인 전용 프레시센터를 통해 운영된다. 이와 함께 기존 오프라인 매장 거점을 활용해 주문 후 1시간~1시간30분 안에 상품을 집에서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너도 나도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규모는 2015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시장의 1%에 불과한 규모지만 4년만에 100배로 성장하는 시장을 놓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확산되면서 새벽 배송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점도 매력적이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쿠팡의 로켓배송 주문량은 지난해 1월 하루 170만건에서 코로나 사태가 확산된 뒤에는 하루 330만건까지 치솟았다. SSG닷컴 역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쓱배송 주문 마감률이 전국 평균 93%선까지 뛰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쓱배송 마감율이 전국 평균 80%선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생필품의 경우 아직도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그러나 생필품과 달리 신선식품은 필요한 때 조금씩 사는 추세"고 말했다. 그는 "새벽배송 초기 주로 1인가구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은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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