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눈치보기·사회생활·조직충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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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개인이 우선인가, 사회가 우선인가' 정부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 때문에 직장인들은 회사 눈치 보기 바쁘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시작한 자발적 급여반납과 긴급재난지원금 기부는 사회 전반으로 확산 중이지만, 일부 몇몇 기업에서 기부를 직간접적으로 강요한다는 말이 새 나오고 있고 '눈치보기·사회생활·조직충성형 기부' 등 울며겨자먹기식 기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서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기부가 무언의 압박으로까지 느끼고 있다는 글도 각종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부하지 않으면 죄인 취급당할까 노심초사에 재난지원금 받기도 골치라는 내용도 주를 이룬다.

사전적 의미로 '자발적'이란 남이 시키거나 요청하지 않아도 스스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본인이 남의 요청이나 요구에 의해 하는 것이 아닌 자유로운 결정으로 하는 것이 '자발적 기부'다. 

문 대통령은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한 지난 4일 기부는 선의의 자발적 선택이라고 했다. 형편이 되는 만큼 참여해 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기부는 강요할 수도 없고 강요해서도 안 된다고 경계했다.

그러나 기부에 대한 마음은 두 갈래로 나눠진 듯하다. 이타심으로 진정을 담은 기부와 직장에서는 상사가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또는 남들이 하니까 조직적으로 동원되다시피 하는 기부로 말이다. 

얼마 전 지인과 만난 자리에서도 기부 관련한 화두는 빠지지 않았다. "너희 상사는 기부하냐"가 주된 화제였고 상사의 기부 여부에 따라 이미 나의 기부도 결정되는 듯했다. 기부에 대한 나의 결정권은 없었다. 그나마 기부 독려 공문을 받거나 요구를 노골적으로 받지 않은 것을 위안으로 삼을 수 있을 뿐이다.

기부하기 싫으면 자기결정권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남들이 다한다고 또는 다른 회사가 하니까 우리 회사도 따라 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 또 '기부는 좋은 일'이란 명분으로 기부를 강요하는 것은 "너 돈 내놔"라고 하는 협박이나 금품갈취나 다름없다.

기부는 타인이 설득할 수도 없고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기부하지 않는다고 비난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고 업무평가 대상으로 삼아서도 안 된다. 다시 강조하건대 기부는 온전히 기부하는 자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렇듯 당연한 얘기를 굳이 해야 함은 기업 내 비상식적인 사례들이 일부나마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흔쾌히 재난지원금을 내놓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기부 강요 논란이 선한 자발적 기부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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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2020-05-15 18:00:23
공감기사 감사합니다.. 코로나로 비상시국인데 조심하시며 취재하세요~^^

부동산 2020-05-15 17:28:08
윤은식기자님, 좋은기사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계속 이런 좋은기사 부탁드립니다^^

피셔맨 2020-05-15 17:25:33
저도 직장인이지만 무언의 압박이 되니 오히려 기부하기가 싫어지네요.

손책 2020-05-15 17:14:40
울며 겨자먹기식의 기부는 좋지 않습니다.

초크슬램 2020-05-15 17:11:05
기부는 강요되면 안되고 자발적인 참여로 해야됩니다.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