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코로나19, 최후의 희생양은?
[홍승희 칼럼] 코로나19, 최후의 희생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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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생 초기 한국은 공식적인 통계상 중국 다음으로 많은 확진자가 나옴으로써 전세계적인 경계대상국이 됐었다. 그러다 팬데믹 현상이 발생하자 앞 다퉈 한국과의 교통수단을 통제했다.

그러나 다시 한동안은 한국을 대표적인 방역 성공국가라고 찬사를 쏟아냈다. 물론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의 방역 방식이 개인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가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언론들은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잘 관리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쏟았다.

그러던 세계 여론은 비록 유럽 언론 중 일부이긴 하나 최근 이태원 클럽사태로 인해 한국 내에서의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보다 강력한 방역대책을 시행하자 또 다시 개인 사생활 침해 논란을 제기하고 나선다. 반면 보다 많은 언론들은 한국에서의 재확산 우려가 모든 나라에서도 예상되는 일이라는 점을 짚어내며 결국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에 조바심을 내는 각국 정부의 성급함을 경계하는 목소리로 터져 나온다.

그런 여론 흐름은 또 다시 반전을 보여준다. 한국 정부의 대응책이 다른 나라에서도 실현 가능하지만 국가지도자들의 빠른 판단과 대응 부족으로 한국과 같은 결과를 얻어내지 못하고 잇다는 자국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찬사는 언제든 비난의 화살로 돌아올 수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여론의 흐름은 앞으로 나타나게 될 여러 현상들의 전조로 볼 수도 있다.

전 세계가 올 한해 지독한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점은 굳이 전문 기관들의 분석이 아니어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또 모든 사람들이 경제 전망치를 내놓는 거의 모든 곳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예상하는 것도 수긍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각국의 국가지도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팬데믹에 따른 패닉현상은 가라앉은 듯 보이지만 아직은 코로나19사태가 진행 중이어서 각국 정치판도의 변화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지만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 책임공방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방역대책이 늦었거나 부적절해서 확산의 정도가 심했던 나라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정부를 향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 뒤늦게 봉쇄조치를 단행함으로써 인명피해는 피해대로 키우고 경기까지 얼어붙게 만든데 대한 저항이 이미 시작된 나라들도 있다.

특히 사회복지 대부분을 민간영역에 넘겨두었던 미국 같은 나라들은 전염병으로 죽는 것보다 굶어죽는 게 더 무섭다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들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시위들도 나타난다.

이런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국가지도자들, 특히 실패한 국가지도자들일수록 책임을 국외로 돌리려는 시도를 하게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선진국일수록 국민 다수가 자국에 대한 자부심에 손상을 입었고 이런 국민적 감정에 편승하면 쉽사리 해외에서 희생양을 찾아내 표적으로 만들 수 있다.

1차 타깃은 중국이 됐다. 일단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시에서 처음 발견돼 전세계로 퍼져나갔으니 타깃을 삼기 용이하다. 게다가 초기 중국의 통계에 대한 세계인의 의구심이 컸던 만큼 수월하게 희생양을 삼을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당연히 중국 정부로서는 펄쩍 뛸 일이겠지만 어쨌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중국을 향한 소송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중국 정부도 다급하게 방역물품 지원에 나섰지만 불량 방역물품들 문제까지 겹치며 전염병 퍼트리고 의료장비 장사까지 한다는 비난까지 받는 등 아직은 가장 유력한 희생제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도 지적했듯 여론이라는 것은 언제든 반전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각 국가의 이해와 국가지도자들의 정치적 입장 등이 겹쳐지면 어떤 식으로 표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위치를 지키고 있는 한 현재와 같이 자본주의 국가들이 한 방향으로 중국을 겨냥하는 것이 지속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중국 공략이 여의치 않을 때 불만 가득 찬 세계 여론이 갑자기 어디로 그 공격의 방향을 틀지 모른다. 현재 여론은 우호적이지만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한국 역시 그 변덕스러운 세계 여론의 공격 본능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새로운 황화론(黃禍論)을 경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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