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사들인 증권사 CEO들, 수익률 '명암'
자사주 사들인 증권사 CEO들, 수익률 '명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남구 43%대 평가익·정영채 7%대 손실
"주가에 호재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한계"
사진= 서울파이낸스 DB
사진= 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증권사 CEO들은 위기 극복 일환으로 회사 주식을 잇달아 사들였다. 폭락장 속 주식이 기업가치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여기고 주가 부양을 꾀한 것이다. 하지만 반등장에도 CEO 간 수익률은 저마다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 23일부터 이틀에 걸쳐 자사주 26만주를 85억7985만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지분율은 20.23%에서 20.70%로 늘었다. 이날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4만6650원으로, 평균 매입단가(3만2623억원)와 비교해 43.3% 올랐다. 이에 따른 평가이익은 35억5000만원에 달한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은 3월과 지난달 초까지 26억6970억원을 들여 자사주 30만5680주를 매입했다. 이날 종가 기준 이 주식의 가치는 30억4800만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3억8000만원가량 벌어들인 것으로, 14.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교보증권 주식 1만주를 주당 4481원에 취득한 김해준 대표도 한 달여 만에 2460만원가량의 수익을 거뒀다. 수익률로만 보면 54.90%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42.30%)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비해 여전히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신통치 않은 수익률을 시현한 CEO들도 있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월3일부터 이틀간 총 4963만원어치 자사주를 5000주 매입했지만, 이날 기준 -7.23%(393만원)의 손해를 봤다. 3월10일 8100만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인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0.27%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기업 수장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증권사 CEO들은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가 금융위기를 능가하는 위기에 봉착했다고 판단, 잇달아 자사주를 사들임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을 기대했다. 하지만 제각각의 결과를 받아든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불확실한 증시 환경에서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저평가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자, 투자자들에게는 책임경영의 시그널로 읽히면서 주가도 긍정적으로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충격이 워낙에 크고, 이에 따른 업황 부진과 실적 우려가 상존하는 환경에서 자사주 매입만으로 주가 반전을 기대하기는 역부족인 측면이 있다"고 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