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급증 잡으려다···신한銀, 非아파트 전세대출 중단 철회
가계대출 급증 잡으려다···신한銀, 非아파트 전세대출 중단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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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여론에 하루 만에 번복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오는 15일부터 아파트를 제외한 일부 주택(다세대 빌라, 단독다가구, 오피스텔, 원룸 등)의 전세자금대출을 일시 중단하려고 했던 신한은행이 계획을 돌연 철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서민 위주의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아파트를 제외한 신축 주택의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려던 계획을 이날 전면 백지화했다. 검토 하루 만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민 주거안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 계획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주택금융공사와 서울보증보험 보증 상품 가운데 다세대 빌라와 단독다가구, 오피스텔 등에 대한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한다는 공문을 일선 지점에 내려보냈다. 한정된 재원을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소상공인 지원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라는게 신한은행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봄철 전세수요가 맞물리면서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하자 신규 제한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조절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실제 올해 4월 말 기준 신한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22조500여억원)은 지난해말 대비 2조6622억원 늘었으며 증가율이 13.7%에 달했다. 전체 원화대출에서 9.4%를 차지하는데 시중은행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크다.

대출 중단을 계획한 전세자금대출 상품 중 아파트 외 주택 대상 신규 취급액 비중이 올해 1월 19%에서 4월 22%로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정부의 대출 압박이 커지면서 부실 위험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은 이미 차고 넘치는 상태다. 신한은행의 올 1분기 대출 성장률은 2.9%로, 최근 10년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비외감 중소기업 3.6%, 개인사업자(SOHO) 2.4%로 주류였다.

신한은행 전경 (사진=신한금융그룹)
신한은행 전경 (사진=신한금융그룹)

그러나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비판여론이 무섭게 일었다. 다세대 빌라, 단독·다세대가구 등은 주로 서민들이 사는 주거형태로, 경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서민 대출상품을 먼저 중단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통상 이런 경우 은행은 금리를 올리거나 대출 자격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방법으로 속도를 조절 하는데,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방식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뒤따랐다. 

때문에 신한은행 내부에서 자본적정성 측면에서 리스크 관리 우려가 제기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아파트 대비 담보 리스크가 높은 다세대 빌라 등에 대해서만 제한을 둔 것도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 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지난달 신용대출에 일부 제한을 둔 것도 심상치 않다"고 했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은 현재까지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리딩뱅크(신한은행)가 먼저 총대를 멘 만큼, 후발주자로 뛰어들 부담도 줄었다. 다른 은행들도 전세자금대출은 물론,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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