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은퇴'냐 '4修' 또는 '제3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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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거취관련 입장 '모호'…창당 후 '킹(퀸)메이커' 변신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정계은퇴냐 또 다른 시작이냐?
이명박 후보의 압승으로 17대 대선은 끝났지만 대권도전 3수생으로 출마해 이번 대선에서도 실패한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향후 정치적 거취가 관심사다. 이 후보는 대선 결과가 나온 19일 "저는 이번에도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저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후보는 이 날 오후 8시 20분 선거 캠프가 마련돼 있는 남대문로 단암빌딩 12층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미묘한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먼저 "이명박 당선자에게 축하 말씀을 전한다"며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지난 정권 잘못을 확실히 바로잡아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옛 동지들, 지난 10년간 혹독한 세월을 잘 견뎌냈다"며 "부디 두려운 마음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고 섬기길 바란다"고 축하인사를 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에게 "하루속히 선거로 찢어진 민심을 수습하고 국민통합에 온 힘을 다해주시길 바란다"며 "지난 10년 우리는 너무 많은 국력을 소비했다. 더이상 시간을 소비할 수 없다"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특히 "우리 사회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과 가치가 있다. 개인의 자유 선택, 기회의 균등, 법치의 공존, 정직과 신뢰의 가치가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리게 되며, 지난 5년 이 소중한 가치가 너무나 흔들렸다"며 "이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고, 이 소중한 원칙과 가치가 바로서고 반듯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고 싶었다"고 자신의 대선 출마 이유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이번에도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저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며 "어떤 고난과 시련이 닥치더라도 저는 이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 은퇴를 할 생각이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대선전 막판에 창당 의지를 내비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그러면서도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에 아무런 보답도 못한 채 이대로 떠나게 되니 제 마음은 너무나 아프다"며 "아무것도 없는 저를 믿고 헌신적으로 따라준 동지 여러분의 은혜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저 이회창 한알의 씨앗이 되려고 한다. 씨앗은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며 "떨어져 죽은 씨앗이 하나의 꽃을 피우고 무성한 열매를 맺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 후보의 이 날 기자회견 내용은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다소 모호하다.
"아무런 보답도 못한 채 이대로 떠나게..."라면서도 "저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는 이중적인 표현을 써 정계은퇴냐, 신당 창당이냐의 두 가지 해석을 동시에 낳고 있다.

더구나, 이 후보가 일문일답 없이 자신의 입장 발표 후 곧바로 캠프를 떠나 궁금증을 확인할 겨를도 없었다. 다만, 측근들의 입을 통해 이 후보의 의중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는 있다.

이 후보 측근인 곽성문 의원은 "기자회견 전 이 후보께서 캠프 회의에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진정한 보수신당이 필요한 시점이다. 끝이 아니고 새로운 출발이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신당 창당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연 캠프 대변인 역시 "이 후보께서 신당 창당 의지를 밝히는 말씀을 하셨다"며 "절대 정계 은퇴를 하거나, 그런 것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정계 은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국민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두 가지 해석이 다 가능한 말씀을 하신 걸로 보아 이 후보께서 두 가지 가능성 모두 열어두고 계신 것 같다"며 "앞으로의 행보를 확언할 수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후보가 일단 극단적 판단이나 결심을 유보한 채 당분간 상황을 주시하면서, 구체적인 향후 행보를 결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 후보가 만약 당을 만들어 다음 대선에 또 다시 도전해 성공한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대권 4수생이 되게 된다.

한편, 또 다른 시각도 있다. 제3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다.
이 후보가 고령이어서 사실상 다음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제하에, '킹메이커'로 변신할 가능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 후보는 개인적으로 보면, 너무나도 불운한 면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겨룰 때는 당내 '2인자'가 탈당만 하지 않았어도, 대권을 거머쥐는 것은 따논 당상이나 마찬가지였던 적도 있다. 이번 대선출마도 이 같은 아쉬움과 일종의 '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동정론이 적지않은 것도 모두 이때문이다.

이번 실패로 이 후보는 안타까움을 넘어 '구차함'이라는 심리적 한계상황까지 느껴야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한나라당 내 역학구도 등을 고려해 또 다른 당을 만들어 킹메이커로 나섬으로써 '명예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이 후보가 '한알의 씨앗'이라는 표현을 쓴 것과 의미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주목할 것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동지들)을 언급한 대목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당내 입지와 역학구도, 그리고 향후 행보 등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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