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정유4사, 영업적자 4조3775억···2분기도 '암울'
'코로나 직격탄' 정유4사, 영업적자 4조3775억···2분기도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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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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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정유 4사의 대규모 적자가 현실화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와 산유국 간 가격전쟁이 맞물리면서 무려 4조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연결 기준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의 합산 영업손실 규모는 4조3775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최근 3개월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적자 규모는 2조원대로 추정된 바 있다. 재고 관련 손실과 국내외 수요 부진으로 인한 정제마진 약세로 정유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손실 규모가 1조7752억원으로 가장 컸다. 1분기 매출은 11조1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고, 당기순손실도 1조5522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종전 최악의 기록은 2014년 4분기 4217억원이었다.

석유사업에서 항공유, 휘발유 등의 역마진 영향으로 1조6360억원의 적자를 냈다. 재고 손실 규모는 9418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유사들이 기존 구매한 원유 재고의 가치가 하락하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유가가 예상보다 급락할 경우 손실도 더 커지기 때문에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1분기 말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23.3달러로 연초 대비 64.4% 하락했다.

화학사업에서도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89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제품 마진은 개선됐지만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이 컸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의 영업손실 규모도 1조원을 웃돌았다. GS칼텍스는 1분기 영업손실 1조318억원, 매출액 7조71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1조153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으며, 매출은 11.1% 줄었다. 정유 부문에서만 1조11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에쓰오일은 영업손실 1조73억원, 매출 5조1984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유 부문에서 운송용 제품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1조1900억원에 달하는 재고 손실을 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스프레드 상승으로 66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정유 부문의 적자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매출 4조4166억원, 영업손실 5632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과 유가 폭락이 실적 악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3사 대비 적자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정유사 수익의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은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통상 배럴당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정제마진은 2월과 3월 둘째 주 기준 각각 4달러, 3.7달러를 기록하면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한 달간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낙관은 이른다는 시각도 당시 제기된 바 있다. 

정제마진은 3월 셋째 주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현재까지 역마진을 기록하고 있다. 5월 첫째 주 기준 정제마진은 배럴당 -3.3달러로 집계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코로나 영향까지 맞물리면서 1분기 실적에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분기 휘발유 크랙은 세계 각국의 락다운 조치 등으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특히 약세를 보였다"면서 "유가는 감산 합의와 실물경기 회복에 따라 변동이 크기 때문에 산유국 공시가 인하로 6월부터 원가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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