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 '마음은 콩밭'…'이상한 大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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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승복은 승복, 특검은 특검"…득표율·특검에 더 큰 관심 
유권자들도 선거뒤 걱정...최저 투표율 경신보다 '절대 투표율'?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17대 대선은 특이하다.
각 대선 후보진영은 한 목소리로 '압승'이니 '각축'이니 '놀라운 결과'니 하면서, 자신들의 우세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면의 기류는 영 딴판이다. 자신들의 득표율을 높여야 하는 절박감의 표현일 뿐, 이미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분위기다. '선거가 끝난 뒤'에 시선이 집중돼 있다.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유권자들 중 상당수도 '투표'대신 '나들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대선 승리 이후 이회창 정계은퇴 압박과 특검정국에 대한 대응책을, 대통합민주신당 또한 대선이후 특검정국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를 놓고 각각 골몰하고 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 진영도 선거이후 창당이냐 아니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타 후보들 또한 같은 맥락에서 1차적으로는 득표율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대선이후 정국흐름과 자신들의 행보와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유는 선거결과를 이미 어느정도 예견하고 있는 데다, 'BBK 특검'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 사상 유례가 없는 대통령 당선자가 연루된, '특검정국'이 전개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 더구나, 이어 4월엔 총선이 기다리고 있어, 모두가 한 타래로 묶여있는 실뭉치와도 같은 형국이다.
 
이와 관련, 김진표 대통합민주신당 정책위의장은 선거일인 19일 신당이 대선에 패배할 경우 최우선적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대상으로 하는 특검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의장은 이날 SBS 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 신당 정동영 후보가 패배할 경우 승복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우선 특검이 진행돼야 한다"며 "그래서 국민들이 특검을 통해 사상 최초로 범죄 피의자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이런 불행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선거 결과에는 승복해야 된다"면서도 "특검도 또한 국민의 뜻이 담겨진 절차니까 그건 그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김경준 씨가 18일 논란이 됐던 자신의 메모를 부정하고 국민에 사과하자 검찰 일각에서 특검의 전제가 된 기본적인 사실 관계가 뒤집힌 만큼 특검법 재의 요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그건 일종의 마사토"라며 "지켜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의장은 "이 후보의 거짓말이 입증된 동영상이 방영되면서 바닥 민심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많은 지지자들의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어, 그런대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선거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선거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하는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동시에, 대선후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투표장을 향하는 유권자들의 발걸음도 유쾌해 보이지가 않는다. 선거가 '축제'라기보다 '고통'처럼 비쳐진다. 대선 이후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예 상당수의 유권자들은 나들이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사상 최저투표율 경신이 문제가 아니라 절대 투표율이 과연 얼마나 될지가 더 관심사인 것으로 보인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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