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래에셋대우 '반쪽 초대형IB' 언제까지?
[기자수첩] 미래에셋대우 '반쪽 초대형IB'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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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2017년 11월,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한 대형 증권사 5곳을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신규 지정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형 기업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한국판 골드만삭스' 시대가 닻을 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그 후 2년6개월이 지난 현재, 초대형IB는 여전히 '반쪽짜리'에 머물러 있다. 핵심 업무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한 곳은 5곳 중 3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초대형IB 지정 후 1~2년이 지나서야 발행어음 후발주자로 나설 수 있었다.

앞서 3곳이 발행어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이, 국내 최대 증권사 미래에셋대우는 '무늬만 초대형IB' 타이틀만 유지하는 신세가 됐다. 발행어음 인가가 가능한 자본 요건(4조원)을 두 배 이상 갖췄음에도 금융당국의 심사조차 이뤄지지 않아 신규 사업 진출이 요원한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혐의와 관련한 조사를 2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 까닭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정위나 국세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면 금융당국의 인가 심사가 불가능하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혐의와 관련한 심사보고서를 미래에셋대우 측에 발송한 후, 올해 초 전원회의를 열고 회사에 대한 제재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각가지 이유로 안건에 올리지 않고 반 년 이상 회의 일정도 잡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공정위 조사 결과만 하염없이 기다리며 답보 상태에 머무르면서, 다른 증권사에 '발행어음 4호' 타이틀을 내줄 가능성도 나온다. 유상증자와 호실적을 업고 자기자본 4조원을 갖춘 하나금융투자는 상반기 내 초대형IB와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유력 후발주자로 거론된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9조2000억여원을 기록한 미래에셋대우는 연내 10조원을 넘보며 '한국형 골드만삭스'에 가장 다가섰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자본 요건 8조원을 갖춰야 인가 가능한 종합투자계좌(IMA)는 물론 4조원 발행어음 사업에도 발을 딛지 못하고 있다.

물론 초대형IB 발행어음 등 신사업 심사에서 대주주의 적격성 여부가 우선 순위로 들여다 볼 사안이라는 점은 공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제재 수위를 정하는 전원회의 일정조차 차일피일 미룰 정도로 뒷전인지는 의문이다. '모험자본 활성화', 혁신금융' 등을 초대형IB 도입 당시 기치로 내세웠던 정부의 의욕은 힘을 잃은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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