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자회사 효과에 '방긋'···실적 늘고 사업영역 확장
대형건설사, 자회사 효과에 '방긋'···실적 늘고 사업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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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진입 어려운 신사업 가능···매출 효자 노릇 기대
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자회사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회사를 통해 대형사가 진입하기 어려운 사업에 진출, 먹거리 영토를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똘똘한 자회사의 등판에 모회사의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는 평을 내놓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자회사 대우에스티가 다른 자회사 푸르지오서비스와 대우파워를 흡수합병해 세운 통합법인이 오는 6월1일 출범한다. 통합법인의 지분 100%는 대우건설이 보유한다.

대우건설은 자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성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자회사 합병을 결정했다. 통합법인은 △경영관리 △자산개발 △AS △발전 △스틸(Steel)사업 △생산관리 등 총 6개 부문 22개 팀으로 운영되는데,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같은 소규모 정비사업과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부동산개발과 기업 운영에 필요한 자재의 구매 대행 서비스를 하는 MRO 사업, 스마트홈 사업 역시 신사업으로 추진한다. 특히 대우건설은 향후 통합법인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모회사가 진입하기 어려운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통합법인은 시너지를 기반으로 신사업을 추진해 올해 매출 2450억원, 2025년 매출 6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자회사 자이에스앤디를 통해 중소규모 단지 주택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최근 자이에스앤디는 약 700억원을 투자해 SK네트웍스 주유소 부지 5개소를 매입, 기업형임대주택으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해당 부지는 서울시 지하철 200m이내 초역세권에 위치해 향후 안정적인 임대수요 확보 및 자산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입지라는 평가다. 자이에스앤디는 5곳 중 양평동 부지는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해 분양하고, 보문동 등 나머지 4곳은 기업형임대주택으로 개발해 장기임대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 중 임대주택 부지는 모두 역세권청년주택으로 개발이 가능한 입지로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이에스앤디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부지 매입을 위한 투자를 마무리한 후 인허가 등 절차 진행하여 내년부터 본격적인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투자·시공·분양·임대 운영관리 등 부동산 개발사업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부동산종합서비스 기업으로 도약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자회사 키우기에 나서는 것은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먹거리 불황을 타개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규모에 따라 덩치가 큰 사업은 모회사인 대형건설사가, 중소규모는 자회사가 맡아 진행하면 사업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간 중견건설사들의 텃밭이었던 소규모 정비사업에도 눈치 보지 않고 뛰어들 수 있다. 리모델링과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중소형 주택 사업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셈이다.

자회사 합병으로 업무의 중복을 줄이거나 집약한다면 모회사의 실적 향상도 꾀할 수 있다. 실제 대림산업은 올 1분기 실적에서 자회사 삼호와 고려개발의 덕을 톡톡히 봤다. 

대림산업의 1분기 잠정실적은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조5094억원, 영업이익 2902억원.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8.1%, 영업이익은 20.5% 각각 증가했다. 자회사인 삼호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358억원에서 1분기에는 699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대림산업은 매출 효자 노릇을 하는 자회사를 육성하고자 삼호와 고려개발의 합병절차를 오는 7월 1일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대림건설이다. 대림산업은 대림건설의 확장된 외형을 바탕으로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데이터센터, 대형 SOC사업,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 등 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가 모회사의 지원을 업고 입지를 다진다면 신사업 진출은 물론, 모회사의 실적 향상으로 연결되는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다"면서 "요즘처럼 작은 규모의 일감 하나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대형건설사의 자회사 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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