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LG화학이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4위와 7위를 기록해 한국 배터리 3사 모두 '톱 10'을 유지했다.
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EV·PHEV·HEV)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20.4GWh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했다. 중국과 미국 시장 침체와 유럽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영향이 컸다.
2위 파나소닉은 테슬라 모델에 대한 전체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대다수의 일본계 업체들도 사용량이 줄었고, CATL과 BYD를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도 중국 시장 침체로 부진했다.
반면 같은 기간 LG화학의 배터리 사용량은 5.5GWh로 전년 동기 대비 2.2배 늘면서 4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삼성SDI는 1.2GWh로 34% 증가해 두 계단 상승했고, SK이노베이션도 2배 이상 늘어난 0.9GWh를 기록해 역시 두 계단 올라섰다.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주로 테슬라 모델3(중국산), 아우디 E-트론 EV, 르노 조에 등의 판매 호조가 급증세를 이끌었다.
삼성SDI는 폭스바겐 e-골프, 파사트 GTE, BMW 330e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용량이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소울 부스터, 기아 봉고 1T EV 등의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한국계 3사의 점유율 합계는 전년 동기 16.4%에서 37.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일본계인 파나소닉과 PEVE, LEJ는 감소율이 시장 평균을 밑돌아 모두 점유율이 올랐다. AESC를 제외한 중국계 업체들은 감소율이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아 모두 점유율이 떨어졌다. 다만 AESC는 중국업체 중 유일하게 사용량이 증가해 점유율이 늘었다.
3월 누적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8GWh로 전년 동기 대비 27.7%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이 대폭 위축된 영향이 컸다. 이달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속화되면서 시장 침체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 한국계 업체들이 더욱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이라면서도 "당분간 코로나 여파로 미국·유럽 시장이 더욱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며 경쟁사들이 포진한 중국 시장이 다소 회복되면서 한국계 3사가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